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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신지홍기자], 현대시작품상 수상 인터뷰
 연합뉴스
2003년 6월 30일자. <연합뉴스인터뷰>
▶사진설명
현대시작품상 수상한 이향지 시인
제4회 `현대시 작품상'을 수상한 이향지 시인./현대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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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신지홍 기자 = "온갖 희생을 무릅쓰고 내가 낳은 아이를 길러냈듯 시도 그렇게 썼습니다. 늦은 나이에 등단했고 문단에 인연이 많지않아 소외받았지만 그걸 극복하려 열심히 했습니다"
작가들의 조로(早老) 경향이 뚜렷한 문단에 지난 1989년 마흔일곱의 나이에 등단한 '아줌마 시인'이 있었다. 이향지 시인(61). 갑년을 지난 그에게 월간 현대시는 올해 제4회 <현대시 작품상>으로 보답했다. 30일 오후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리는 수상식에 앞서 시인은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가졌다.
시인은 수상작인 '대해 속의 고깔모자'의 배경인 백령 3도의 얘기로 말머리를 열었다. 월간 <산>에 연재하던 '향토기행'에 실을 글의 취재차 작년 여름 들렀던 그곳에서 "섬이다 섬으로 왔다"로 시작하는 수상작을 길어올렸다고 했다.
"바닷가 출신인 저에게 바다의 기억, 바다의 이미지는 단순히 백령도 취재에서의 것을 넘어 제 몸에 녹아있던 거죠. 배가 아니면 육지와 연결할 수 없는 막막함, 정말 시간은 가지않고 그야말로 유배자의 심정을 느끼게 됩니다"
이 시는 "죽음보다 삶이 덜 지루하다"로 맺고 있다. "그러나 그런 삶이라도 삶이 죽음보다는 덜 지루하죠. 살아서 다른 땅을 만나고 돌아가야 하는 것이예요. 그래서 '덜'이라는 표현을 썼어요"
시인은 왜 마흔일곱의 늦은 나이에 시쓰기의 길로 들어선 걸까.
"참고 있었던 거죠. 글쓰는 사람치고 문학소년.소녀가 아닌 사람이 있겠습니까. 저도 대학 학보사 활동을 하며 글을 썼지만 고학 등으로 여건이 어려웠던 탓에 등단 하지 못했어요. 그러고는 독자랑 결혼해 살다보니 못썼죠. 불만이 쌓이더군요. 결국 아무도 시를 쓰고 싶은 열정을 말릴 수 없었어요"
1942년생으로 통영 출신인 시인은 부산대 가정대를 다녔고 1989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했다. 이후 <괄호 속의 귀뚜라미> <구절리 바람소리> 山시집인 <물이 가는 길과 바람이 가는 길>, 산행 에세이 <산아, 산아> 등을 냈다.
시인은 '색동회'의 창립동인이자 '반달', '까치까치 설날은' 등 창작동요를 작곡한 윤극영 선생의 둘째 며느리이기도 하다.
시아버지에 대한 기억. "아버지는 제가 등단하기 한해 전인 1988년 돌아가셨어요. 아버지가 제게 물려주신 교자상(책상) 위에서 등단작을 썼어요. 시집이 나올 때마다 아버지 묘를 찾아갔죠. 아버지가 저를 도와주시는 것 같아요"
시인은 지금 부친의 시와 동요, 동시, 동화, 산문, 소설, 시나리오 등 유고를 정리중이며 내년 전집으로 발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사진있음> sh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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