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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1/4/27(금) 22:18 (MSIE5.0,Windows98) 211.55.56.72 1024x768
[부산일보/박영경기자], 또 하나의 북한연구서....  

■부산일보
*2001년 3월 27일자, 박영경 기자

북한쪽 백두대간, 지도위에서 걷는다 / 이향지 지음

언젠가는 걸어가야 할 '희망의 길'을 위하여…



'꿈꾸지 않으면 새 날은 없다'던가.해서 한 시인이 꿈을 꿨다.그 꿈은 지금은 걸을 수 없는,그래서 안타까운 눈으로 바라봐야만 하는,그러나 언젠가는 꼭 걸어가야 할 길을 걸어보는 것.

그는 꿈 속에서,좀더 정확히 말하면 상상의 날개를 퍼득이며 길을 걸었다.그 길은 허리 끊긴 국토의 등뼈,지리산 천왕봉에서 백두산 장군봉까지 위풍당당 내달리는 백두대간의 북한쪽 산길.지도 위에서나마 그 길을 걸어보는 가상의 산행으로 그는 분단의 현실을 넘어 백두대간을 하나로 이어붙였다.

'북한쪽 백두대간,지도 위에서 걷는다'(이향지 지음/창해/1만2천원)는 2년여에 걸쳐 북한쪽 백두대간 910㎞를 헤쳐나온 그 가상의 산행기록을 엮어놓은 책.지은이가 98년 6월부터 2000년 1월까지 월간 '산'에 연재했던 글들을 다듬어 한 데 묶은 것.

이 책을 가벼이 여길 수 없는 이유는 품은 뜻과 담은 내용이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백두대간은 한줄기! 백두대간이 희망!'이라고 책머리에 적은 지은이는 건강을 회복하려 산을 찾다 이젠 산의 매력에 흠뻑 취해사는 경남 통영 태생의 시인.그가 가상산행에 나선 건 '남북사람들이 하나되어 백두대간을 타고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그날을 아무 준비없이 기다리고만 있을 수 없어서' 였다.

이 책은 단순한 산행기가 아니다.또 하나의 북한연구서라 할 만하다.광범위한 조사와 철저한 고증을 바탕으로 백두대간 주변 지역의 역사 지리 기후 명소 풍속 문화 등을 복원해내고 분단 이후 개편된 행정구역과 지명 변천사도 소개한다.아울러 통일의 그날,우리가 실제로 백두대간을 걸을 때 참고할 수 있는 산길지도,산마루 고갯길 교통로 등을 상세하게 짚어놓은 가상코스 가이드를 덧붙였다.백두대간에서 발원하는 수계와 정간,정맥도 살펴본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각 구간의 산행소감을 별도의 주제로 풀어내는 감칠 맛 나는 글.지도 위를 걷되 마치 지은이와 읽는이가 실제로 산길을 걷는 듯한 느낌을 주는 글에는 우리 땅 우리 사람에 대한 애정과 더불어 통일에 대한 염원이 짙게 배어있다.

가상산행의 준비물은 5만분의 1 북한지도와 일제 강점기에 제작된 한국근세지도 최신 북한지도 등.여기에 우리 땅의 산줄기를 1대간 1정간 13정맥으로 풀어놓은 책 '산경표',김정호의 '대동여지도',각종 옛 지리서를 참고자료로 삼았고 해당 지역의 풍물과 자연 등을 담은 사진도 곁들였다.

지은이는 진부령에서 장군봉에 이르는 북한쪽 백두대간을 33개의 구간으로 나눠 걷는다.첫 구간은 강원도 진부령~삼재령의 남한쪽 마지막 구간.'나와 함께 이 길을 걷고싶을 사람들에게'라는 이름을 단 이 구간에서 마음을 다잡은 지은이는 북한의 첫 구간,삼재령~외무재령 구간에서 전쟁과 가난에 할퀴인 국토의 상흔을 아파하고 금강산에 이르면 분단이 강요한 무수한 사람들의 헤아릴 수 없는 그리움을 전한다.

수필 형식의 산행기에 자작시를 곁들이기도 하는 지은이는 장진고원 개마고원 두만강 압록강을 지나가며 우리 역사 우리 자연 우리 풍물,그리고 그것들과 함께 했던 삶들을 되돌아본 뒤 서른세번째 구간,백두산 장군봉 앞에서 짐을 풀어놓는다.

눈길도,발길도 닿지 않은 길을 꼼꼼한 자료준비와 정갈한 마음가짐으로 지도위에서나마 걸어간 지은이는 '실제로 갈 수 있는 날,난 이 책을 또 한번 쓸 것'이라고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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