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1/11/26(월) 09:37 (MSIE5.0,Windows98) 211.198.158.32 1024x768
[권혁웅 시집], 황금나무 아래서  

   권혁웅 시인의 첫시집 <황금나무 아래서>(문학세계사, 2001)가 나왔습니다. 등단 5년만에 내는 시집이어서 작품의 수준도 고르고, 시를 통하여 구현하고자하는 세계의 모습도 잘 드러나 있습니다. 밀도 높은 시어를 구사하는 그의 시세계, 현실과 환상을 무리없이 결합하는 그의 진면목이 잘 드러나 있는 시집이기도 합니다.
   다음 글은 권혁웅 시집 <<황금나무 아래서>> 뒷표지에 실린 저의 단평입니다.

   권혁웅의 詩들은 이야기를 따라 읽는 재미가 있다. 음악성과 회화성이 뛰어난 이 이야기들은 실상 그가 말하고자하는 내용의 껍질일 뿐이다. 반어법과 당착어법, 비유 등을 적절히 가미하여 탄력과 긴장이 살아있는 그의 詩들을, 허방에 발 빠트리지 않고 단번에 읽어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허방'! 이것이야말로 그가 보여주고자 하는 詩의 알맹이다. 〈욕망의 거푸집은 본래 껍질〉인 것이다! 세상은 결국 껍질과 알맹이들의 만남으로 이어져간다. 일회성으로 끝나는 만남이 아니라 지속되는 만남. 지금 내가 머무는 곳은 누군가가 나처럼 머물던 곳이며, 누군가가 나처럼 머물 곳이다. 그의 詩法이 물의 속성을 닮아있는 것도, 시를 통하여 이루고자하는 그의 희망이 '격파'가 아니라 '껴안음'과 '스밈'에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리라.
                                 ―이향지(시인)




                    수정/삭제     이전글 다음글                  

 
처음 이전 다음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