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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일보/최학림기자], 시인을 키우는 통영의 쪽빛바람
 ■부산일보
*2001/02/20
시인을 키우는 통영의 쪽빛 바람
□이향지 시인 '물이 가는 길과 바람이 가는 길'
경남 통영 앞바다는 서늘한 쪽빛이며 그 쪽빛은 '8할의 바람'되어 통영의 시인을 키운다.
------<중략>---------
통영 출신의 이향지(서울 거주) 시인의 경우, 시집 이름부터 시다.'물이 가는 길과 바람이 가는 길'(나남출판).이 시집에서 통영 앞 바다의 쪽빛은 산의 쪽빛 혹은 갈매빛으로 번져 있다.
다름 아닌 산시집(山詩集)인 것이다.
'절개지의 흙 알갱이들이 사태진 길섶에 작은 가지산을 쌓고 있다'('쌀바위 가는 길―가지산에서' 일부)는 구절처럼 그의 시는 몸으로 쌓은 산시(山詩)다.
한때 그는 무력증으로 전혀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그러다 천천히 몸을 움직이면서 '길 끝에 서 있는 산을 만났다'고 말한다.
그리하여 지금은 '허공보다 길을 더 사랑'한다며 '내 발목에 감기는 길을 한 가닥씩 풀어/저 높은 산꼭대기까지 이어볼 것이네'라고 남해의 금산에서 북녘의 백두산에 이르기까지를 노래하고 있다('허공보다 길을 더 사랑하게 되었을 때'에서).89년 '월간문학' 등단.
최학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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