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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신문/김영화기자], 고증 바탕 인문학적 접근 눈길  

■한산신문
*2001년 4월 7일자, 문화면. 김영화 기자.

북한 쪽 백두대간, 지도 위에서 걷는다

통영출신 이향지씨, "백두대간은 한 줄기, 희망이다"
북녘 탐방 가상 산행기, 고증 바탕 인문학적 접근 눈길  

「내 발은 길이가 235㎜/등산화는 그 보다 1㎝가 크다//1:50,000 지형도 위에/ 내 한 쪽 발을 올려놓으면 12.25㎞//발자국 둘이면 60리를 덮을 수 있다//지도 위를 걷고 있으면 나는 거인이 된다//평면 위에서 오글거리는 세계를 밟고 가는/외로운 거인이 된다」(이향지詩 「지도 위에서 걷는다」전문)
통영출신 이향지 시인이 상상의 날개를 퍼덕이며 허리 끊긴 국토의 등뼈를 걸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리산 천왕봉에서 백두산 장군봉까지 위풍당당 내달리는 백두대간의 북한 쪽 산길. 지도 위에서나마 그 길을 이어보는 가상의 산행으로 그는 분단의 현실을 넘어 백두대간을 하나로 이어붙였다는 평을 받고 있다.
<북한 쪽 백두대간, 지도 위에서 걷는다>(이향지 지음, 창해刊)는 2년여에 걸쳐 북한 쪽 910㎞를 헤쳐나온 그 가상의 산행기록을 엮어놓은 책. 지은이가 지난 98년 6월부터 2000년 1월까지 월간 <<산>>에 연재했던 글들을 다듬어 한 데 묶은 것이다.
이시인은 남북분단으로 갈 수 없는 백두대간 진부령 이북구간을 사이버 산행에 나선 것에 대해 "백두대간은 한 줄기! 백두대간이 희망!이라는 말처럼 남북 사람들이 하나 돼 백두대간을 타고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그 날을 아무 준비 없이 기다리고만 있을 수 없어서"라고 한다.
하지만 이 책은 단순한 산행기가 아니다. 또 하나의 북한 연구서다. 광범위한 조사와 철저한 고증을 바탕으로 백두대간 주변 지역의 역사 지리 기후 명소 자연 풍속 문화 교통 등을 복원하고, 분단 이후 개편된 행정구역과 지명 변천사도 소개하고 있다.
또 통일의 그날, 우리가 실제로 백두대간을 걸을 때 참고할 수 있는 산길 지도, 산마루 고갯길 교통로 등을 상세하게 짚어놓은 가상 코스 가이드를 덧붙였다. 백두대간에서 발원하는 수계와 정간, 정맥도 살펴본다.
아울러 각 구간의 산행 소감을 별도의 주제로 풀어내는 감칠맛도 빼놓을 수 없다. 지도 위를 걷되 마치 지은이와 읽는 이가 실제로 산길을 걷는 듯한 느낌을 주는 글에는 우리 땅 우리 사람에 대한 애정과 통일에 대한 염원이 짙게 배어 있다.
가상 산행물의 준비물은 5만분의 1 북한지도와 일제 강점기에 제작된 한국근세지도, 최신 북한지도 등.
여기에 우리 땅의 산줄기를 1대간 1정간 13정맥으로 풀어놓은 책 <산경표>, 김정호의 <대동여지도>, 각종 옛 지리서를 참고 자료로 삼았고 해당 지역의 풍물과 자연 등을 담은 사진도 곁들였다.
지은이는 진부령에서 장군봉에 이르는 북한쪽 백두대간을 33개의 구간으로 나눠 걷는다.
첫 구간은 강원도 진부령∼삼재령의 남한 쪽 마지막 구간. "나와 함께 이 길을 걷고 싶을 사람들에게"라는 이름을 단 이 구간에서 마음을 다잡은 지은이는 북한의 첫구간, 삼재령∼외무재령 구간에서 전쟁과 가난에 할퀸 국토의 상흔을 아파하고, 금강산에 이르면 분단이 강요한 무수한 사람들의 헤아릴 수 없는 그리움을 전한다.
이어 지은이는 장진고원 개마고원 두만강 압록강을 지나가며 우리 역사, 우리 자연, 우리 풍물, 그리고 그것들과 함께 했던 삶들을 돌아본 뒤 서른 세 번째 구간인 백두산 장군봉 앞에서 무거운 등산화를 벗어 놓는다.
한편 이향지 시인은 통영출신으로 부산대를 졸업하고 89년 <월간문학>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는 〈괄호 속의 귀뚜라미〉(92년 현대세계刊), 〈구절리 바람소리〉(95년 세계사刊), 〈물이 가는 길과 바람이 가는 길〉(2001년 나남출판刊) 등이 있고, 산악관련 저서로는 〈금강산은 부른다〉(98년 조선일보사刊·공저)가 있다. 【金英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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