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3/8/5(화) 01:56 (MSIE6.0) 220.78.28.24 1024x768
구슬이 구슬을  


    이 향 지



    둥근 것은 둥근 것을 안지 못한다
    유리구슬이 유리구슬을 밀어내었다

    구슬이 구슬을 치면 구슬 탓이냐
    구슬 탓이다
    동글동글 맨질맨질 전신이 정점인
    저 잘난 구슬 탓이다
    민다고 쪼르르 달려와서
    저와 똑 같은 것을 쳐서야 되겠느냐
    치자고 밀었겠느냐
    둥글둥글 어울려서 놀자고 밀었겠지
    놀자고 오는 걸음이 총알 같았겠느냐
    밀었거나 퉁겼거나 친 것은 구슬이네
    아픈 것도 구슬이네

    둥근 것은 둥근 것을 안지 못하네  



*<시와 사람> 2003년 여름호 게재.
*<현대시학> 2003년 7월호 재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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