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3/8/5(화) 01:43 (MSIE6.0) 220.78.28.24 1024x768
글라스, 글라스  


    이 향 지


    쌍쌍, 어디로 가나 눈 앞
    나에게 맞는
    나를 위해 맞춘  

    모래의 자식들이 아니다

    손끝으로 불러보면 소리가 퉁그러지다

    다리가 가늘고 가벼운 것을 찾아다니다

    루즈가 번지다 눈썹을 뭉개다 손바닥 둘로 하늘을 가리다
    귀 세운 글자들이 돌아오다

    볼록렌즈를 덧대어보면 끝이 잘 보이다

    시베리아에도 있었다, 진한 칼라와 투명
    손바닥 둘만 내려놓으면 호수에 안개가 몰려왔다

    자작나무 어린 가지로 제 몸을 때리는 홍시들
    습한 안개 속에서 킬킬거리며
    때를 밀었다

    할머니 유리창으로 마른 잎을 태우는 아이

    콧등에 발을 얹고 귀를 당기는 버릇
    한 손으로 고치면 삐뚜름해진다

    걸고, 서약도 한다


*현대시>2003년 6월호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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