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5/2/16(수) 09:12 (MSIE6.0) 218.155.239.165 1024x768
그런데 무엇이  

    그런데 무엇이


    이 향 지



    아버지는 紙끈에 묶여 풀잎 아래 누웠고
    어머니는 뼈까지 태워 구름 위로 올랐다

    귀여운 아기로 오셨던 사람들

    흙은 흙으로
    물은 물로
    불은 불로
    돌아가셨다

    그런데 무엇이 남아있다

    묻히지 않기 위해 걸어가는
    만경창파와 싸우는
    다리와
    팔

    전의에 불타서
    전면으로만 향하는 시선

    전쟁을 주도하는 연장들은
    모두 쌍이다

    그런데 무엇이 외톨로 떨어져 있다

    패한 몸조차 아껴서 천연비료를 만드는
    아버지의 발효는 어둡고
    무겁고 느리다

    괄한 불길을 일순에 거치고나온  
    어머니는 맑디맑은 창공으로 산다

    귀여운 아기를 낳았던 사람들

    비가 내리면 빗줄기로 엮은 긴 탯줄을 타고
    가벼운 쪽이 무거운 쪽을 어루만지러 간다


*<불교문예> 2004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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