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4/4/21(수) 10:50 (MSIE6.0) 220.78.29.91 1024x768
땅심  

 

     이  향  지


    쓰러져야지, 쓰러져야지 하는 소리가 들려
    죽어야지, 죽어야지 하는 소리가 들려
    산자락 빈집 한 채 만나고 있네

    따라가야지, 따라가야지 하는 소리가 안 들려
    그립지 않어?
    물으려다
    발이 붙어버렸네

    파편으로 남은 장독대 옆에
    감나무 한 그루 무섭게 새 촉 내는 거 보게
    집은 지금 나무로 이사 중이네

    촉 하나에 기둥
    촉 하나에 퇴창
    촉 하나에 소 살던 헛간
    촉 하나에 부뚜막
    촉 하나마다 살던 사람
    그림자 하나씩

    나무로 남아 나무로 살아
    가지마다 명랑한 새를 앉히고

    죽은 것을 헐어 산 것을 무성케 하네


*<<시문학>> 2004년 4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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