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4/4/21(수) 10:42 (MSIE6.0) 220.78.29.91 1024x768
끝의 소리  


    이 향 지


    끝의 소리는 뾰족하다
    끝의 소리는 아무나 찌른다
    끝을 보자,
    끝을 보고
    나도 살아야겠다

    밤새도록 버스를 달려 닿은 곳이 땅 끝
    가파른 목 줄기 타고 끝의 끝으로 내려갔다
    끝의 끝은 둥글었다
    끝의 끝은 발가락이 아니라 머리였다

    갈증에 코를 박은 머리통
    입 같고 눈 같은 곳에
    뾰족한 소리 하나 숨어있었다

    화강석의, 오석의, 캄캄한 지층으로부터
    허공을 치받으며 일어서는 소리
    후미진 곳에서 허공이나 치받다 제 발등으로 떨어지는 소리
    끝의 소리엔 스스로를 찌르는 뜨거움이 있다

    부르튼 발등에선 참꽃 웃고 산수유 재재거렸다
    돌아서자,
    돌아서서
    다시 올라야겠다

    끝의 소리는 억센 비탈로 떠미는 소리
    끝의 소리는 배수진을 치고 있다


*<<시안>> 2004년 봄호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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