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1/6/8(금) 22:53 (MSIE5.0,Windows98) 211.55.53.136 1024x768
열 외  


    열 외




    이 향 지


    다리 한쪽을 다치니 신발 한쪽이 남는다

    곧추설 때마다 쏟아지는 듯 아픈
    뜬발을 앉히려고
    남는 신을 변기 옆에 갖다 두었다
    하루에 몇 차례 뒤꿈치를 살짝 대이는 것만으로도
    신발들은 묵묵히 열외를 견딘다

    심장보다 발을 높이 들어올리고
    목발 둘과 나란히 드러누워 있으니
    창밖의 새는 더 높이 더 가볍게 날고
    자동차들은 더 빨리 더 큰 소리로 달린다

    내 등 아래서 네 발을 힘껏 구부려
    넓적한 등을 빌려주는 침대

    부스스한 코끝에 아카시아꽃 향기를 달고
    가장 길고 높은 잠을
    자고 또 자는 한때

    누운 몸 둘레에서 쑥쑥 자라나는 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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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 2001년 여름호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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