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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육사/잃어진 고향
이육사 詩 3편 찾았다
1949년 주간지에 실린후 잊혀져
"시적 긴장감.짜임새 갖춘 秀作"
민족 시인 이육사(李陸史.1904~44.사진)의 시 3편이 새로 나왔다. 이번 발굴은 이육사 전집에 실린 시가 32편(한시 3편 포함)뿐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본지는 21일, 해방 이후 48년부터 50년 한국전쟁이 일어나기 전까지 서울신문사에서 간행한 주간지 '주간 서울'33호(49년 4월 4일자)의 문화면 '작고 시인들의 미발표 유고집'이란 별도의 코너에서 이육사의 친필 일부가 담긴 '山(산)' '畵題(화제)' '잃어진 故鄕(고향)' 등의 시를 찾아냈다.
이들 작품은 46년 첫 발간된 이육사의 시집에는 물론 이후 간행된 육사의 시 전집들에도 빠져 있는 것이다.
문학평론가 권영민(서울대.국문학)교수는 "3편의 시에서 고향.바다.저항.희망 등 이육사 시의 느낌을 물씬 받을 수 있다"면서 "특히 '잃어진 고향'은 이미지도 선명하고 시적 긴장감과 짜임새도 갖춘 훌륭한 시"라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이 작품들은 이육사의 시 세계를 더 풍성하게 할 게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시인이면서 육사기념사업회 회장인 김종길(고려대.영문학)명예교수는 "3편 모두 육사의 시풍(詩風)이 틀림없다"면서 "시 '잃어진 고향'의 제비와 시 '산'에서의 산은 모두 육사가 자신의 처지와 희망을 빗대어 표현한 말"이라고 평했다.
배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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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포도' 이육사의 애끊는 망향가(望鄕歌)
'잃어진 고향"산' 등 유고작 해방 뒤 '주간서울'에 게재
일제下 암울한 도시풍경 그린 특이한 형식의 '畵題'돋보여
'광야'와 '청포도'의 이육사는 지금까지 알려진 29편의 시로도 유명하지만 무엇보다 일제강점기에 앎과 행동이 일치한 몇 안되는 지식인이자 독립운동가로 손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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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어린 시절 이활(李活) 등으로 불리다가 이육사(李陸史)로 이름을 바꿨다. 그가 스물 네살 되던 해인 1927년 처음으로 감옥에 갇혔을 때의 죄수번호가 264번이어서 그 발음에 '땅의 역사'(陸史)라는 뜻을 붙여 이름으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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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5년 항일투쟁단체인 의열단에 가입하여 독립운동 대열에 참여한 이래 40살의 나이로 중국의 베이징(北京) 감옥에서 숨질 때 까지 그는 고향인 경북 안동을 등지고 중국 등지를 떠돌아 다녔다. 일본 제국주의에 대한 저항과 조국의 독냄?대한 희망을 육사는 고향에 대한 향수의 이미지로 잡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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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평론가 권영민(서울대.국문학)교수는 "고향은 개인적 고향일 수도 있고, 잃어버린 꿈일 수도 있고, 조국과 민족일 수도 있다"면서 "포괄적 의미와 시적 이미지를 가진 어휘인 고향을 통해 육사는 자신의 꿈과 절망, 그리고 새로운 고향에 대한 희망을 노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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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발굴된 3편의 시도 그런 저항과 향수의 이미지로 가득차 있다. 시 '잃어진 고향'은 제목 그대로 잃어버린 고향을 제비에 빗대 그리워 하고 있다. 육사기념사업회 회장 김종길(고려대.영문학)명예교수는 이 시에서 '제비'는 육사 자신을 빗댄 시어로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제비야/너도 고향이 있느냐'로 운을 뗀 육사는 앞부분에서 제비가 고향을 찾아가는 여정을 부러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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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시 중간부터 '불행히 사막에 떨어져 타죽어도/아 서러워하지야 않을 것'이라고 자신의 심정을 이입시킨다. 서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제비 혹은 육사 자신은) 무리를 지어 날아 가도 홀로 높고 빨라/ 언제나 외로운 넋이었기'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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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권영민 교수는 "육사 자신의 지고한 정신의 경지를 얘기하고 있다"면서 다음 결론 부분에서 "새로운 세계에 대한 갈망까지 담아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육사가 생각하는 '그 곳에 푸른 하늘이 열리면/어쩌면 (그곳이) 너의 새로운 고장 혹은 고향이 될 법도 하다'고 끝나는 이 시를 권교수는 '청포도'계열의 시로 분류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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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산'에서도 고향을 떠나 쫓겨다니는 힘든 역정이 드러나 있다. 권교수는 산 위에서 바다를 내려다 보며 이미지를 그려내고 있다고 했고, 김교수는 이 시의 '산'도 육사가 고향을 그리워하는 자신의 처지를 은근히 빗대어 표현한 시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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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을 바다를 떠돌아다니는 뱃사람의 심정을 표현한 '망향가(望鄕歌)'란 시어 속에 육사의 심정도 들어있는 듯하다. '바다가 수건을 날려서 부르고/난 단숨에 뛰여 달려서 왔다'고 시작하는 이 시는 이어 '천금(千金)같이 무거운 엄마의 사랑을/ 헛된 항도(航圖)에 엮어 보낸 날'이라며 고달팠던 삶에 대한 회한을 토로하고 있다. 하지만 '그래도 어진 태양(太陽)과 밤이면 뭇별들이/ 발아래 깃들여 오기에' 자신의 삶이 외로운 것만은 아니라고 스스로 위안을 삼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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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이 육사의 절창이다. '나라와 나라를 흘러 다니는/ 뱃사람들이 부르는 망향가'소리가 '창자를 끊을'듯 구슬프지만 자신은 고향이 있어도 돌아갈 수 없는 존재인데 '어떻게 하겠는가'라고 비통해 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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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화제(畵題)'는 육사의 시 가운데서도 특이한 형식의 시다. 권교수는 실제로 도시의 암울한 현실을 형상화한 어떤 그림을 보고 시를 썼을 수도 있고, 아니면 도시 전체를 그림으로 보고 도시에 대한 느낌을 적은 시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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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건물들이 비죽비죽 솟아난 모습을 육사는 '조기(弔旗)를 게양한 것처럼 서럽고' 또 '버려진 아이들의 차가운 꿈'으로 연결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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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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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1.22 10:1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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