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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미당문학상 Full Story  

중진의 반란… 미당문학상 김혜순씨 시`모래 여자`
황순원문학상 구효서씨 단편 `명두`  




제6회 미당문학상 수상작으로 김혜순(51)씨의 시 '모래 여자'가, 황순원문학상 수상작으로 구효서(48)씨의 단편소설 '명두'가 선정됐다.

미당.황순원문학상은 국내 최대 규모의 문학상이다. 미당문학상 상금은 3000만원, 황순원문학상은 5000만원으로 각 부문 국내 최고 액수다. 24명의 심사위원이 8개월 동안 문예지 78종을 검토했다. 두 문학상은 한국문학의 내일을 읽은 풍향계 역할도 담당한다. 김혜순.구효서씨의 수상 의의와 특징을 짚었다.

◆ 최종심 단골=두 수상자는 거의 해마다 유력한 수상 후보로 거론됐다가 막판에 고배를 마셨다. 김혜순씨는 지난해만 빼고 매번 최종심에 올랐고, 구효서씨는 한번도 거르지 않고 최종심 후보였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은 문단에서 작품성에 비해 상복 없는 작가로 통한다.

두 사람의 수상은 문단의 세대교체 흐름에 일정 정도 제동을 걸 것으로 보인다. 국내 주요 문예지는 현재 30대 작가가 대부분 장악한 상태다. 침체한 한국문학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문예지들이 신인 발굴과 육성에 힘쓴 결과다. 그러나 김혜순씨는 시력(詩歷) 28년의 중진 시인이다. 서울예대 문예창작과에서 그로부터 시를 배운 제자도 문단에 수십 명이다. 1987년 등단한 구효서씨도 비슷한 상황이다. 그는 올 황순원문학상 최종심 후보 열 명 가운데 최연장자였다.

◆ 고집이 승리했다=김혜순씨는 한국의 여성시를 대표하는 시인이다. 그의 시는 90년대 이후 한국 여성시의 교과서와도 같았다. 수상작 '모래 여자'도 한 여자의 미라를 통해 여성의 삶을 되짚은 작품이다. 이런 이유로 그는 미당문학상 최초의 여성 수상자가 됐다.

구효서씨는 전업작가다. 등단 직후 서너 해만 빼고 작가 이외의 벌이는 없었다. 수상작 '명두'는 그 오래된 글쓰기의 공력이 아낌없이 발휘됐다는 평을 받았다. 심사위원들은 "유행을 좇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예술세계를 지켜온 두 작가의 고집은 상을 받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미당.황순원문학상과 중앙 신인문학상 시상식은 10월 27일 오후 5시 중앙일보사에서 열린다. 중앙 신인문학상의 상금은 소설 1000만원, 시.평론 각 500만원이다. LG 그룹과 중앙m&b가 후원한다.

손민호.이경희 기자
[ploves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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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시가 너무 어렵다고요 ? `여자들은 함께 울고 웃어요`

[중앙일보]
[2006 미당·황순원문학상] 미당문학상 수상자 김혜순
쉼 없이 나부끼는 바람처럼 … "...



바리데기 전설이란 게 있다. 버려진 한 여자아이가 남의 손에 자란 뒤 저승에서 약수를 구해와 죽은 아버지를 살려낸다는 얘기다. 효를 강조하는 빤한 옛날 얘기 중 하나다. 그러나 이렇게 볼 수도 있다. 여자아이는, 버려졌다 하여 바리데기라 불렸다. 원래는 이름도 없었던 것이다. 버려진 이유도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녀는 일곱 번째 딸로 태어났다는 이유로 버림을 받는다. 잘못이라면 여자로 태어난 것뿐이다. 저승에서 약수를 구하는 과정도 의미심장하다. 그녀가 저승에서 밥 짓던 물이 훗날 약수로 밝혀진다. 바리데기는 그 물로 아비를 살린다.

모든 언어는 여성에 의해 재해석될 수 있다. 아니 여성에 의해 발설됐을 때 언어는 비로소 평등해진다. 올해 미당문학상 수상자 김혜순 시인을 이해하기 위해선 바리데기 전설의 이면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시인은 여성적 글쓰기의 전범으로 이 무속신화를 삼는다.

바리데기 전설은 여러모로 김혜순을 설명한다. 시인에겐 바리데기처럼 이름에 읽힌 사연이 있다. 1978년 그가 평론으로 등단하고서 얼마 안 됐을 때 한 남성평론가가 막말을 한다. "식모이름으로 어떻게 평론을 해먹어?" 지금도 종종 회자 되는 소위 '식모사건'이다. 어쨌든 시인은 이후로 비평을 삼갔다. 대신 식모 이름으로 식모의 시를 썼다.

김혜순의 시 세계도 바리데기 전설을 닮았다. 남성이 찾아내지 못하는 속뜻을 여성 독자는 용케 읽어낸다. 시인은 서른 해 가까이 한국의 여성시를 대표했다. "김혜순 시인에게 와서 우리 시의 여성성은 비로소 착근을 한 느낌이다"(안도현)라는 찬사가 있었을 정도다. 반면에 '문제의식은 첨예하지만 너무 난해하다'란 지적도 있었다. 시인의 생각은 물론 달랐다.

"내 시가 어렵다는 건 남자들 얘기예요. 문학을 몰라도 여자라면 제 시를 느껴요. 함께 웃고, 함께 울어요. 문단에서 난해하다고 부른 작품도 마찬가지예요."

최근 시 시계의 변모가 읽힌다는 시각에도 시인은 동의하지 않았다. 어미의 품처럼 넉넉해졌다는 해석에 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만에 하나 그렇다면, 이제야 내 언어에 익숙해졌기 때문일 것"이라고 시인은 자신했다. 미당문학상 수상작 '모래 여자'에 대한 의견도 엇갈렸다. 심사위원들은 수상작에서 "갖은 소외와 수모의 삶을 조용히 견뎌온 한 여성의 삶을 알게 된다"고 평가했지만, 정작 시인은 "여행시"라고 잘라 말했다. 지난해 여름 고비사막으로 여행을 떠났는데 거기서 옛 공주의 미라를 목격했단다. 그래서 감상을 적었을 뿐이란다.

중앙일보 66년 지면에서 당시 울진국민학교 6학년 4반 김혜순 양의 동시 한 편을 찾아냈다. 폐병을 앓던, 그래서 학교도 제대로 못 가고 홀로 문학을 꿈꾸던 소녀는 '부채는 강바람 싣고 왔을거야'라고 노래했다. 시인에게 40년 전 일을 물었다. "세상에, 그게 아직도 있어요?" 그러고선 한참을 웃었다. 그 웃음은 여성전사의 날 선 냉소도, 어미의 푸근한 미소도 아니었다. 시인은 40년 전 소녀처럼 깔깔대고 웃었다.

글=손민호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



◆시인 김혜순

▶1955년 경북 울진 출생

▶78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평론, 79년 '문학과지성'에 시로 등단

▶시집 '또 다른 별에서'(81년) '나의 우파니샤드'(94년) 등 다수

▶김수영문학상(97년) 소월시문학상(2000년) 현대시작품상(2000년)



미라 같은 '여성의 삶' 깊고 조용하게 응시



미당문학상 심사평

최종심에 오른 250여 편의 시 가운데서 오직 한 편을 뽑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 일정 수준 이상의 작품이라면 점과 취향에 따른 다양한 평가가 있을 수 있고, 그런 만큼 일렬로 순위를 매길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심사위원들은 그런 가운데서도 250여 편의 시 속을 조심스레 헤집고 들어가 오랜 시간 의견을 조율하였다.

우선 전체적인 느낌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발표작품이 너무 많아서인지 몰라도 긴장이 풀어진 작품이 비교적 많았다는 점, 그리고 너무 사적인 세계에 빠져있는 경향이 지적되었다. 그래서 우선 시적 긴장과 공공성이라는 관점에서 좀더 신뢰감을 준 몇 분의 시인으로 좁혔고, 그들의 작품 가운데서 10여 편이 최종 후보작으로 선별되었다.

이후 논의는 작품의 어떤 사소한 부분에서부터 시인의 전체적 성향에 이르기까지 자유롭게 전개되었고, 한 작품에 대한 부정적인 지적과 그에 대한 동의가 있으면 해당 작품은 제외되었다. 가령 어떤 작품은 강력한 추천을 받았으나, 최근 우리 시단에 유행이 되고 있는 '선(禪)적인 모호성'이 지적되어 제외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김혜순의 '모래 여자'가 수상작으로 결정되었다. 시력 20여 년의 김혜순은 우리 시단에서 가장 개성적인 시 세계를 구축한 시인 가운데 한 사람이다. 개성이 워낙 강하다 보니 그의 시에 대해 호감을 갖지 않은 이도 있지만, 그런 이들조차 김혜순의 시가 고수의 경지인 것은 인정하는 편이다.

'모래 여자'는 차분하게 정제된 언어를 보여주는 시다. 미라의 발굴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 마치 미라의 발굴처럼 아주 조심스럽게 모래 여자의 존재를 조금씩 펼쳐 보여준다. 독자들은 숨을 죽이고 모래 여자가 어떻게 존재했고 어떤 취급을 받았으며 이제 어떤 모습으로 남았는지를 비밀의 베일을 펼치듯 알게 된다. 그리하여 그 모든 모습이 드러났을 때, 독자들은 그 모래 여자가 결국은 갖은 소외와 수모의 삶을 조용히 견뎌온 한 여성의 삶의 환유임을 알게 된다.

'모래 여자'는 어떤 면에서는 김혜순적이고, 다른 면에서는 김혜순적이 아니다. 김혜순의 깊고 조용한 응시가 어디까지 뻗어 있는가를 보여주는 작품이기도 하고, 우리 시대 여성성의 한 기호가 될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심사위원들은, 우리 시대에 필요한 것은 다채로움보다는 조용함이라는 생각에서 '모래 여자' 쪽을 조용히 선택했다.

◆심사위원=정현종.김주연.황현산.최승호.이남호(대표집필 이남호)

사진=김태성 기자

------------2006 미당문학상 Full Story-------(펌/중앙일보)---------------

미당·황순원문학상 예심후보 선정 시인 33명, 소설 30편 …


http://article.joins.com/article/article.asp?ctg=1505&Total_ID=2343311

한국문학 풍향계 [중앙일보] 제6회 미당.황순원문학상 1차 심사가 끝났다. 2006년 미당.황순원문학상의 본격 레이스가 시작된 것이다. 1심 결과 미당문학상은 시인 33명을 2차 심사 후보자로 선정했고, 황순원문학상은 단편소설 30편을 예심에 올렸다.

미당.황순원문학상은 중앙일보와 문예중앙이 공동 주최하고 LG그룹이 후원한다. 미당 서정주(1915~2000) 선생과 황순원(1915~2000) 선생의 문학 정신을 이어받고 기리기 위해 2001년 제정됐다. 시와 소설 각 부문의 최고 스승을 기린 문학상인 만큼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심사위원만 모두 24명이 참여한다. 상금은 미당문학상이 3000만원, 황순원문학상이 5000만원이다. 시와 단편소설을 시상하는 국내 문학상 가운데 최고 액수다.


# 한국 문학을 이끌다 - 지난해 성과

지난해 미당.황순원문학상은 여러 시도를 벌였다. 언론사 주최 문학상 최초로 선고(選稿)위원 제도를 도입했고, 전국 대학에서 후보작 추천을 받았으며, 11월엔 전북 고창 미당시문학관에서 1000여 명이 운집한 가운데 미당문학제를 개최했다.

이와 같은 노력 끝에 미당.황순원문학상은 한국문학을 이끄는 주요 문학상으로 자리를 잡았다. 9월 하순 수상자를 발표하는 미당.황순원문학상은 주요 문학상 가운데 일정이 가장 빠르다. 이에 따라 연말과 이듬해 연초에 몰려있는 여타 문학상의 판도를 미리 점치는 역할마저 맡게 됐다.

실제로 지난해 미당문학상 수상자 문태준씨는 올 초 소월시문학상마저 거머쥐어 화제가 됐다. 또 지난해 최종심 후보였던 최하림씨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올해의예술상을, 김명인씨가 대산문학상과 이형기문학상을, 김신용씨가 천상병문학상을 각각 수상했다. 소설 부문인 황순원문학상도 마찬가지였다. 최종심에서 수상자 김훈씨와 각축을 벌였던 김연수씨는 대산문학상을, 박민규씨는 신동엽창작상을 잇따라 받았다. 지난달 말 현재 미당.황순원문학상 수상작품집(랜덤하우스중앙)은 3만2000부 이상 판매됐다. 문학상 수상작품집치고 흔치않은 판매량이다.


# 모든 문예지를 뒤지다 - 선고심 과정

올해 특징이라면 선고제도를 강화한 것이다. 지난해 성과가 좋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선고위원 임기제를 도입했고, 선고위원이 예심과 본심에 오를 선고작품집을 직접 제작하도록 했다. 보다 일정하고 안정적인 선고작업을 위한 조치다. 대신 대학의 후보작 추천은 폐지했다.

선고제도는 부문별 선고위원 2명에게 1심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선고위원은 지난 1년간 발표된 작품 가운데 30편(시는 30명) 안팎의 예심 후보작(후보)을 골라야 한다. 미당문학상 선고위원으로 유성호(41.한국교원대 교수)씨와 김수이(38.경희대 교수)씨를, 황순원문학상 선고위원으로 김형중(38.전남대 강사)씨와 손정수(37.계명대 교수)씨를 초빙했다. 문단에서 부지런하고 꼼꼼하다고 소문난 평론가들이다. 이들의 선고위원 선임 사실은 물론 비밀에 부쳤다.

이들 선고위원은 3월 초 처음 만났다. 맨 처음 시작한 일이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작성한 전국 문예지 명단을 검토한 것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 따르면 올 초 현재 전국에서 136종의 문예지(월간.계간.반년간.웹진)가 정기 발행되고 있다. 이들 문예지 가운데 검토대상이 될 주요 문예지를 추렸다.

그 결과 시 부문에서 51종의 문예지가, 소설 부문에서 26종의 문예지가 선정됐다. 인터넷 시대를 반영해 '문장'(www.munjang.or.kr)과 같은 웹진도 포함시켰다. 선고위원들은 지난해 7월부터 올 6월까지 이들 문예지에 실린 시와 소설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이후로 두 차례 더 합평회가 열렸고, 지난달 말 비로소 예심 후보작이 선정됐다.


# 시의 백가쟁명 - 미당문학상

미당문학상 선고위원은 모두 시인 33명을 예심에 올렸다. 후보자별 나이를 살펴보니, 최연장자는 1939년생인 정진규 시인이었고, 최연소자는 73년생 김근 시인이었다. 둘의 나이 차는 35세다. 평균 연령은 48세(58년생)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대 이후 등단해 지난해 첫 시집을 발표한 신예들 중에선 김근.김이듬.안현미.황병승 등 4명이 포함됐다.

그러나 한국 시단의 세대교체를 말할 정도는 아니었다. "60년대 생으로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 등단한 중진급 시인들의 활동이 다소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유성호)는 연령별 특징이 보이긴 했지만, 뚜렷한 세대교체의 기운을 느낄 만큼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세대별로 두루 포진됐다는 평이 대세를 이뤘다.

올해 특징이라면 개별 시인의 독자적 목소리가 두드러졌다는 점이다. 유성호 위원은 "올해는 특정 진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개별 시인의 활동이 눈에 띄었다"며 "이는 시단의 백가쟁명을 알리는 일종의 신호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수이 위원도 "시적 경향이나 정서가 기존에 주류로 불리지 못했던 시인들, 이를 테면 유홍준.엄원태.최문자.최종천 등 자신만의 작품을 꾸준히 추구해온 시인들의 활동이 돋보였다"고 풀이했다.

여성시의 변화도 주목됐다. 여성적 자의식을 구축하는 게 아니라 해체하려는 시도가 여성시의 새로운 주류를 형성하는 흐름이 포착된 것이다. 도종환.윤재철.강정 등 오랜 공백을 깨고 재기한 시인들도 특별히 언급됐다.


# 신예의 약진 - 황순원문학상

황순원문학상 선고심에 따르면, 한국 소설은 급격한 세대교체 중에 있다. 40년대 생 작가는 한 명도 없었고, 50년대 생에서도 3명(정찬.구효서.은희경)만 예심에 올랐다. 반면 70년대 이후 출생 작가는 11명이나 됐다. 최고령자는 55년생 정찬씨였고, 최연소자는 80년생 김애란씨였다. 평균 연령은 44세(62년생)으로 나타났다.

특히 김숨.김애란.김중혁.백가흠.손홍규.이기호.편혜영 등은 최근 2년 내에 첫 창작집을 발표한 신예다. 이에 대해 김형중 위원은 "2~3년 전부터 한국 소설의 세대교체를 이끌어온 신예들의 활약이 올해 특히 두드러졌다"며 "세대교체의 주기가 빨라지고 있음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특징은 한국 소설의 다국적화 경향이다. 외국인 노동자.탈북자.중국동포의 삶을 그리거나, 동남아시아.중국.캐나다.이라크 등을 배경으로 한 소설이 등장한 것이다. 손정수 위원은 "기존의 소설적 관성에서 벗어나려는 소위 민중문학 계열 작가들의 노력과 자본주의를 세계적이고 보편적으로 인식하는 신예 작가들의 시도가 맞물리면서 일어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소설의 기술적 수준이 전반적으로 향상됐다는 평도 있었다. 흥미로운 건, 여성 작가의 두각이었다. 예심에 오른 후보자 가운데 60%(18명)가 여성 작가였다.



글=손민호 기자
사진=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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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당문학상] 1차 투표서 22명 물망 …


심사위원 `행복한 고민`
시는 치열한 백가쟁명 … 소설은 확 젊어졌다  

http://article.joins.com/article/article.asp?ctg=1505&Total_ID=2371881

미당문학상 예심은 7월 7일과 25일 두 차례 열렸다. 예심에 앞서 고단한 사전 작업이 있었다. 1심 선고위원인 김수이(38.경희대 교수).유성호(42.한국교원대 교수)씨가 예심용 선고작품집을 제작한 것이다. 선고작품집에는 선고심을 통과한 33명이 지난해 7월부터 올 6월까지 각종 문예지에 발표한 모든 작품이수록됐다. 선고위원들은 대상 문예지 51종에서 후보자 33명의 작품을 일일이 찾아내 이를 각 후보자로부터 다시 확인을 받았다. 그렇게 해서 800여 쪽의 선고작품집이 만들어졌다. 후보자의 이름보다 작품을 우선 고려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예심 심사는 모두 5명이 맡았다. 김수이 선고위원을 비롯해 이광호(43.서울예대 교수).김진수(43.동덕여대 강사).김춘식(40.동국대 교수)씨, 그리고 지난해 미당문학상 수상자인 문태준(36) 시인을 초빙했다.

선고심이 끝나고 유성호 선고위원은 "시의 백가쟁명"이라고 총평한 바 있다. 특정한 시적 경향이 두드러졌다기보다 개별 시인이 뱉어내는 나름의 목소리가 한층 튼실해졌다는 평가였다. 이와 같은 분석은 예심에서도 확인됐다. 심사위원 각자 10명씩 뽑는 1차 투표에서 전원 추천을 받은 후보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반면 1차 투표에서 거론된 후보자는 모두 22명이었다. 심사위원들이 선뜻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이다.

어쩔 수 없이 논의와 투표가 수차례 되풀이됐다. 다양한 시적 경향이 언급됐고 몇몇 시인에 대해선 깊이 있는 토론도 벌어졌다. 이리하여 현재 한국 시단을 두루 아우르는 시인 10명이 예심을 통과했다. 38편을 발표한 김신용 시인은 가장 많은 작품을 발표한 후보로 집계됐다. 최연장자는 1939년생의 정진규 시인이었고, 최연소자는 70년생의 황병승 시인이었다.

김수이 위원은 "우리 시에서 지금처럼 다채로운 시의 영역이 각개약진했던 시기는 없었다"며 "한국 시의 스펙트럼이 다양해진 가운데 시인 각자가 자기 세계를 찾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정리했다.


손민호.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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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당·황순원 문학상 최종심 후보 지상중계 차례


http://article.joins.com/article/article.asp?ctg=1505&Total_ID=2410643

2006년 미당문학상과 황순원문학상의 최종심 후보작 지상중계를 오늘 시작합니다. 시인과 소설가가 들려주는 자신의 작품 소개, 예심 심사위원의 해설 등을 모아 모두 10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올해는 누가 국내 최대 규모의 문학상을 차지하게 될는지 관심을 갖고 지켜봐 주십시오. 연재 순서는 시인.소설가 이름의 가나다순입니다.

    미당문학상 최종심 후보 지상중계 차례

    (1)고형렬: '미토콘드리아에 사무치다'외 15편

    ②김명인: '머뭇하다' 외 18편

    ③김신용: '도장골 시편-민달팽이'외 39편

    ④김혜순: '칼과 칼'외 14편

    ⑤나희덕: '욕탕 속의 나무들'외 20편

    ⑥문인수: '각축'외 30편

    ⑦문정희: '나의 아내'외 20편

    ⑧이문재: '금줄'외 17편

    ⑨정진규: '달항아리'외 25편

    ⑩황병승: '사산(死産)된 두 마음'외 19편


황순원문학상 최종심 후보 지상중계 차례

(1)구효서: '명두'

②권여선: '가을이 오면'

③김애란: '누가 함부로 해변에서 불꽃놀이를 하는가'

④김인숙: '조동옥, 파비안느'

⑤김중혁: '에스키모, 여기가 끝이야'

⑥윤성희: '무릎'

⑦은희경: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

⑧전성태: '코리언 솔저'

⑨정미경: '내 아들의 연인'

⑩편혜영: '퍼레이드'


2006.08.06 21:04 입력 / 2006.08.07 09:2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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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당·황순원 문학상 최종 후보작 지상중계


① 시- 고형렬
http://article.joins.com/article/article.asp?ctg=1505&Total_ID=2410639

시 쓰게 하는 내 안의 무엇
`난 무엇인가`묻고 또 묻고  


    '미토콘드리아에 사무치다'



    가마득한 봄날 새 학기 교과서에서 배운 미토콘드리아의 꿈이

    땅거미 속에 찢어진 날개를 치고 있다

    뜻밖에 어딘가로부터 그들이 찾아왔다는 사실

    아무도 없는 집 마루 안, 마당을 등진 거울에

    다친 얼굴을 집어넣고 싶었던 날들, 그 오랜 뒷날의 구서울



    나는 그대들을 본 적이 없다 저녁처럼 풀처럼 살아가고 있어

    꽃과 잎이 같이 피는 애오개 목마름쯤,

    문 닫은 도서관 얼룩진, 건너편 붉은 보도블록 근처

    먼지만한 미토콘드리아의 신기루 조각들이 날아다니고 있다



    봄밤, 들어오는 차 돌아가는 차 모든 지붕에

    죽은 자들이 걸어가는 저 슬픈 시간 속, 미토콘드리아들이여

    전조등은 밝고 미등은 슬프지? 아니 슬프지 않다

    아주 잊혀진 교과서 속 숨결의 미토콘드리아들

    망사 그림자, 침묵의 호명 그 망막에 걸려 찢어지며 통과한다

    (문예중앙 2005년 가을호 발표)


◆ 고형렬 약력

▶1954년 강원 속초 출생 ▶79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 '대청봉 수박밭'(85년) '성에꽃 눈부처'(98년) '김포 운호가든 집에서'(2001년) '밤 미시령'(2006년) 등 다수 ▶지훈상(2003년) 일연문학상(2006년) ▶2006년 미당문학상 후보작 '미토콘드리아에 사무치다'외 15편

시 쓰게 하는 내 안의 무엇
'난 무엇인가'묻고 또 묻고

시인은 어제 일본에서 돌아왔다. 히로시마에서 열렸던 시집 '리틀보이' 일어판 출판기념회에 참석하고 온 길이었다.

감회를 물었더니 "히로시마에도 유도화가 빨갛게 피어있었다"고 짐짓 담담하게 답했다. 히로시마 원폭을 노래한 우리 시집이 원폭 61주기에 맞춰 히로시마에서 발간된 날, 시인은 되레 울적했는지도 모른다.

미당문학상 최종심 후보의 주요 단골 중 하나가 고형렬 시인이다. 올해도 또 올라왔다. 그래서 이번엔 슬쩍 욕심을 내비칠 듯도 싶은데, 시인은 "후보로 선정된 것만으로도 감사한다"며 한껏 예의를 갖췄다.

지난해 최종심 후보 인터뷰 기사를 들춰봤다. 맨 마지막 문장이 눈에 들어온다. '시인 고형렬의 변화를 조심스레 점쳐본다.' 한 해 전에 조심스레 점쳤던 시인의 변화를, 이제는 작정하고 말해야 할 때인 듯싶다. 시인은 분명 변했다. 시인도 "최근엔 시병(詩病)에 걸린 것 같다"고 털어놨다.

증거도 있다. 예 실린 '미토콘드리아에 사무치다'란 작품이다. 미토콘드리아? 시인처럼 가마득한 옛날의 과학시간을 되살려야 겨우 감이 잡히는, 흔치 않은 시적 대상이자 존재다. 그러고 보니 시인은 한 해 동안 '염색체를 가지고 놀다'와 '배아' 같은 시도 썼다. 시인은 왜 별안간 생물학에 밝아졌을까.

"미토콘드리아는 세포 구성물 중 하나다. 원래 박테리아였던 이것은 인간의 세포와 공생하면서 기생을 넘어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게 됐고 마침내 유전능력도 갖게 되었다. 어느 이른 저녁, 서울 마포의 애오개 고개를 넘을 때 말해질 수 없는 내 안의 무엇을 느꼈다. 그 무엇은 내 안으로 들어왔다가 아무 말 없이 저편으로 건너가고 있었다."

내 안에 있는 무엇이 시를 토해냈으며, 시인은 그 무엇을 현미경으로나 볼 수 있는 세포일 것이라고 상상했다는 얘기다. 무슨 뜻일까. 김춘식 예심위원의 해석이다. "자신의 시 창작과정을 곱씹고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작업이 고스란히 시로 드러나고 있다. 최근에 두드러진 경향이다."

다시 시를 읽어본다. 시인이 아니라 시인의 육신을 이루는 수많은 세포 중 하나가 쓴 시를 읽어본다. 기존의 주체를 버리고 다른 주체를 끄집어냈다는 점에서 문태준 예심위원은 "불교에서 말하는 무아의 지경이 감지된다"고 바라봤다. "'나'라는 존재는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되묻고 있다는 것이다.

"나의 시는 텅 비어 있는, 무언가 움직이는 것들 쪽으로 나아가기로 한다. 그것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나는 그것들이 우리 몸을 구성하는 약 100조 개의 세포마다 숨어있는 미토콘드리아라고 생각한다. 그것에 나는 아주 잠깐 사무친 것이다."

시인은 '슬프지 않다'고 노래했다. 그러나 저녁처럼 또는 풀처럼 살아가기에, 세포들은 슬플 것이다. 아니 슬프다. "사무친다"란 시인의 말이 턱, 걸린다.

손민호 기자

[ploveson@joongang.co.kr]    

2006.08.06 21:01 입력 / 2006.08.07 08:5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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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당·황순원문학상 최종 후보작 지상중계 ② 김명인


http://article.joins.com/article/article.asp?ctg=1505&Total_ID=2412983

밀도·긴장 대신 빈 틈의 여유
밝아지고 분명해진 삶의 노래  





지난해 9월의 일이다. 중앙 신인문학상 최종 심사가 이틀이나 남았을까. 오전 9시도 안돼 휴대전화가 울렸다. "김명인입니다. 정말 죄송한데, 심사를 못 할 것 같습니다." 시인은 신경림 시인과 함께 최종 심사를 맡기로 돼 있었다. 이런 난감할 데가! 그러나 시인의 사정을 듣고나서, 오해를 금세 씻어낼 수 있었다. 시인의 선친 묘소가 밤새 들이친 비바람에 떠내려간 것이었다. 이미 시인은 동해안 작은 마을의 고향집으로 차를 모는 중이었고, 황망한 마음 겨우 추슬러 전화라도 한 통 넣은 참이었다.



심사는 예정보다 사흘 늦게, 그러나 무사히 치렀다. 각오했던 것보다 피해가 덜했기 때문이다. 당시 시인의 심정을 고이 옮긴 시가 있다. 물론, 이번 후보작 중 하나다. '수습이 더뎌질 거라 지레 짐작한 탓에/비에 섞인 형님의 목소리 길 위에서 받았습니다/불행 중 안도했습니다 걱정만큼/아버지는 자식들을 성가시게 만들지 않았습니다/폭풍우가 후벼놓은 낭떠러지에 매달려/끝끝내 버티고 계셨습니다'('세상 모르고 날았네'부분)

시인의 지난 횡액을 지금 와서 다시 꺼내든 이유가 있다. 그 일을 겪고난 뒤로 시인의 시적 변모가 읽히기 때문이다. 무릇 김명인의 시라 하면, 무언가 꽉 들어찬 기운이 일어야 했다. 한두 번 읽어선 의미를 파악하기 힘들어야 했다. 그래서 문단은 김명인의 시학을 "사물을 상식에서 다루지 않는 데 있다"고 입을 모았다. 밀도와 긴장의 시인이라고 부르곤 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어딘가 빈 틈도 보이는 듯싶고, 강인한 힘도 좀체 느껴지지 않는다. 그 변모의 도드라진 예가 '머뭇하다'란 작품이다. 시는 어느 늦가을 한가로운 시골 풍경을 노래한다. 첫째 연을 보자. 바람건반을 밟듯이 사뿐사뿐 날던 새 한 마리가 방향을 바꿔 나를 향한다. 나에게 날아오는 모양이 꼭 말을 걸어오는 것 같다. 그런 줄로만 알았더니 홱 고개를 돌려 시퍼런 하늘로 날아가 버린다. 둘째 연도 비슷한 심상이다. 이번엔 새끼염소들이 내 앞에서 멈칫대다가 흩어져 버린다. 그리고 마지막 연에선, 머뭇대는 가을 풍경 위에 시인 자신을 살그머니 포개놓는다.

김명인의 시는 여태 명도(明度)가 낮았다. 삶의 어두운 그늘을, 시인은 두 눈 부릅뜨고 응시했다. 감춰 놓은 그늘을 애써 찾아내려 했기에 그의 시는 쉬이 읽히지 않았다. 그러나 적어도 지금은 아니다. 한참 밝아졌고, 분명해졌다. 이토록 감미로운 노래를 부를 줄 아는지 몰랐다. 이토록 섬세하게 삶을 어루만지는 시인인지 미처 몰랐다.

또 다른 후보작 '분서(焚書)-책을 태우다'를 보자. 중간 대목이다. '여기 어느 책갈피도 들춘 적이 없어 나는/실패한 형제들의 교과서를 아궁이에 찢어 넣는다/버린 것일망정 헌책을 태워 온기를 얻으려니/평생을 문자에 기대 여기까지 온 나의 분서갱유가/우스꽝스럽구나'

삶에 대한 반성과 회오가 아궁이 속 불처럼 환하다. 평생을 짊어지고 온 무거운 무언가를, 시인은 이제 내려놓으려 한다. 쉬워졌다고 해서 허술한 건 아니다. 시인은, 마음의 한쪽을 열어놓은 것이다. 자유로이 내왕하시라고, 슬쩍 터놓은 것이다(문태준 예심위원).

그러고 보니 시인은 막 환갑이 지났다. 전화를 넣었더니, 노모 모시고 고향에 내려왔다고 말했다. 물어볼 것 많았지만 물어보지 못했다. 시인은 "할 말이 별로 없다"고 했다. 그리고는 허허허, 한참을 웃었다.

손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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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당·황순원문학상 최종 후보작 지상중계 ③ 시 - 김신용


http://article.joins.com/article/article.asp?ctg=1505&Total_ID=2415369

날품·노숙 30여 년 `지게꾼 시인`
생명 있는 미물들의 자존심 노래  


자꾸 눈물이 난다. 얼굴만 보면 목이 메고, 시라도 읽으면 눈앞이 흐려진다. 그 앞에선 온몸이 허물어지는 것 같다. '지게꾼 시인' 김신용. 그 앞에 서면 죄인이 된다.

인터뷰를 핑계로 시인을 불러낸 날은 마침 말복이었다. 삼계탕이라도 내놓고 싶었지만 삼계탕 집 앞의 줄이 너무 길었다. "그래도 도장골보단 가깝지요?" "시간은 비슷하게 걸려, 두 시간." 민망하고 죄스러운데, 시인은 또 웃는다. 아기처럼 해맑은 웃음이다.



여섯 달쯤 전, 시인은 도장골에서 나왔다. 충북 충주시 신리면, 개복숭아 숲에 둘러싸여 도장골이라 불리는 산골에서 시인은 한 해를 꼬박 살았다. 산골짜기의 헌 집을 빌려줬던 집주인이 외국에서 돌아오면서 환갑의 시인은 다시 짐을 쌌다. 마침 경기도 안산, 소래 포구가 지척인 곳에서 빈집을 찾아냈다. 갯벌 복판에 뎅그러니 놓인 집이라, 버스 정류장까지 20분을 걸어나와야 했다.

"편안한 얼굴이십니다. 도장골이 좋았지요?"

"좋았지, 시가 쏟아져 나왔지, 마누라도 놀랄 만큼 써댔지."

산중(山中)의 시인은 부쩍 시에 매달렸다. 한 해 만에 38편을 발표했다. 올해 미당문학상 최종심 후보자 가운데 가장 많은 발표 편수다. 예심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던 '도장골 시편' 연작은 38편까지 마무리했다. 십여 편 더 쓰면 '도장골 시편'이란 이름으로 시집 한 권 묶을 생각이다.

"수의(壽衣)는 여전히 짜세요?"

"그럼, 그런데 일이 잘 안 들어와."

열네 살 되던 해 집을 나와 부랑아로 30여 년을 산 시인이다. 그 사이 안 해본 일 없는 시인이다. 지게 지고, 날품 팔고, 노숙하며 겨우겨우 버텨냈던 시인이다. 그 험한 세월 속에서도 남산도서관에 올라 책을 읽고, 홀로 시를 공부했던 시인이다. 나이가 들어선 내외가 함께 수의를 짜며 쌀을 벌었고, 그렇게 번 쌀로 시를 썼다. 지금도 부부는 20여만 원으로 한 달을 산다.

"난 원래 노동시인이 아니었어. 그래서 80년대엔 계급의식이 없다는 소리도 들었어. 그런데 말이야. 배 곯아본 적 있어? 가난은 사람을 망가뜨려. 인간성 같은 건 짓밟아 버려. 난 그 피폐한 인간성을 시로 썼을 뿐이야. 리얼리즘? 다 배부른 얘기야. 도장골이 고마운 건, 내 시가 온전한 인간성을 갖춘 시가 됐기 때문이야."

산 속 살림이라고 해서 형편이 나아진 건 아니었다. 그러나 시인은 예전처럼 가난을 기록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자연에 감사하거나 전원생활을 예찬하는 것도 아니다. 대신 시인은 자연에서 삶의 존엄 같은 걸 발견한다. 유리창에 달라붙은 청개구리, 마당을 어슬렁거리는 두꺼비, 늦가을 땅바닥의 밤 한 톨에서 생명 있는 것들의 자존심을 발라낸다.

여기 실린 '민달팽이'편도 그러하다. 맨살 드러낸 달팽이를 지켜보자니 안쓰러울 수도 있겠다. 그래서 배춧잎 한 장 얹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민달팽이에겐 고작 그늘일 뿐이다. '치워라, 그늘!' 실존의 존엄을 지키려는 민달팽이의 호령이다.

그러고 보니 시인은 민달팽이를 닮았다. 시인은 가난이 부끄럽지 않고, 민달팽이는 껍질이 거추장스럽다.

손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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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당·황순원 문학상 최종 후보작 지상중계 ④ 시 - 김혜순


http://article.joins.com/article/article.asp?ctg=1505&Total_ID=2418925  

 

    '칼과 칼'



    칼이 칼을 사랑한다

    발이 없는 것처럼 공중에서 사랑한다

    사랑에 빠진 칼은 칼이 아니다 자석이다

    서로를 끌어당기며 맴도는 저 집요한 눈빛!

    흩어지는 땀방울 내뱉는 신음

    두개의 칼이 잠시 공중에 엇갈려 눕는가 했더니

    번쩍이는 두 눈빛으로 저 멀리 같은 방향을 바라보기도 한다

    서로 몸을 내리치며 은밀하게 숨긴 곳을 겨냥하는 순간

    그 눈빛 속에서 4월마다 벚꽃 모가지 다 베어지기를 그 몇 번!

    누군가 하나 바닥에 몸을 내려놓아야 끝이 나는 칼의 사랑

    분홍신을 신은 무희처럼 쉬지 않고 사랑할 수는 있어도

    그 사랑을 멈출 수는 없는

    시퍼런 몸 힘껏 껴안고 버틸 수는 있어도

    끝내 헤어져 돌아갈 수는 없는

    공중에서 내려올 수도 그렇다고 넘어질 수도 없는

    꼿꼿한 네 개의 무릎에서 피가 솟는다

    저 몸도 내 몸처럼 구멍이다 저 검은 구멍을 베어버려라

    거기서 솟는 따뜻한 피로 얼굴을 씻어라

    아무리 소리쳐도 절대로 물러서지 않는 저 끔찍한 사랑

    그러기에 이제 내 사랑은 몸을 공중에 들어 올리는 것이었다고

    한번도 발을 땅에 붙이지 못한 것이었다고 말해야 하나?

    다행인가? 우리 사랑이 아직 저렇게 공중에 떠 있다는 것

    (열린시학 2006년 여름호 발표)


◆ 김혜순 약력

▶1955년 경북 울진 출생 ▶79년 문학과지성으로 등단 ▶시집 '또 다른 별에서'(81년) '나의 우파니샤드'(94년) '한 잔의 붉은 거울'(2004년) 등 다수 ▶김수영문학상(97년) 소월시문학상(2000년) 현대시작품상(2000년) ▶2006년 미당문학상 후보작 '칼과 칼' 외 14편

'전사에서 푸근한 어미로' 여백 넓혀 시의 영토 재편

'기스바! 네 할머니 톤으로 너 불러보자. 노래의 날개를 달고 이 세상에 와서는 이승을 저승처럼 살다가 노래의 나라로, 그 아득한 곳으로 가버렸구나… 네가 그리 시 속에서 찾아 헤맸던 죽음 속에 깃든 삶의 나라로 날아가버렸구나…'

지난해 눈 많이 내리던 어느 겨울날. 갓 등단한 스물일곱 살 시인이 교통사고로 숨졌다. 요절한 시인 명부에 이름을 올린 이는 고(故) 신기섭(1979~2005). 김혜순 시인의 서울예대 제자다. 제자의 유고시집 '분홍색 흐느낌'이 출간되자 스승은 추천사 대신 한 편의 애도사를 바친다. 거기서 시인은 할머니 손에서 자란 제자의 이름을 "네 할머니 톤으로""기스바!"라고 부른다. 죽은 시인에게 할머니는 어머니는 아니되 어머니였던 것처럼, 김혜순 시인은 어머니는 아니되 어머니 같은 스승이었을 게다.

시인은 20여 년간 우리 시의 전위와 실험정신의 대모였다. 언어에 대한 첨예한 자의식과 전투적인 상상력으로 여성 시의 역사를 새로 썼다. 그의 시어는 분명 시대를 앞선 것이었다. "끊임없는 자기 갱신으로 치열한 실험정신과 전위의식을 지켜왔다. 특히 90년대에는 김혜순의 앞에 나설 사람이 없을 정도로 전성기를 누렸다"(김수이 예심위원)

이제는 '김혜순의 계보'를 여러 각도로 잇는 젊은 시인들도 등장했다. 요절한 신기섭, 올해 스승과 나란히 미당문학상 최종심 후보에 오른 황병승, 랩으로 부르는 시를 발표한 이승원도 김혜순 시인의 서울예대 제자다. 모두 요즘 한국문단이 주목하는 신예들이다.

그런데 전투적이던 시인에게 변화의 기운이 감지된다. 예심위원들은 "또 다른 자기갱신의 과정을 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이광호 예심위원은 "여백을 만들면서 시의 영토를 재편하고 있다. 여성적 상상력과 모성에 대한 관념이 변화하고 있다는 징후를 엿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슬 퍼런 여성 전사에서 푸근한 어미로 변모하고 있다면 억측일까. 시인은 '칼과 칼'에서 칼과 칼이 허공에서 부딪치는 장면을 칼과 칼이 사랑하는 것이라고 표현한다. 상대를 쓰러뜨리기 위한 처절한 몸짓을 끔찍한 사랑이라고 노래한 대목에서 세상의 어떠한 대결도 보듬겠다는 시인의 의지가 읽힌다.

'귀신들은 언제나 투덜투덜, 그래요/그중에서도 억울하게 죽은 여자들이 제일 시끄럽죠/첫사랑에 빠진 귀신은 의외로 추적추적 조용하게 오고요'

장맛비 내리는 소리를 한 맺힌 여자 귀신들의 소리에 비유해 재미있는 화법으로 표현한 시 '장마'다. 이렇듯 시인은 이전보다 조금 더 풍요롭고 정서적인 시의 형태를 선보이고 있다.

'그 소금 한 알 찍어서 입으로 가져가면/혀 대신 두 눈이 먼저 짜다 짜다/찬 물 두 줄기 주르륵 흘리네' ('엄마는 왜 짤까'에서)

주름이 하나씩 더해가는 동안 자식 같은 제자를 먼저 보내는 일 따위를 겪으면서 눈물이 쌓여, 시인의 품도 소금 바다 만큼 넓고 깊어진 때문일까.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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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당·황순원 문학상 최종 후보작 지상중계 ⑤ 시 - 나희덕


http://article.joins.com/article/article.asp?ctg=1505&Total_ID=2420058

등단 18년차, 불혹의 나이에
틀을 깨뜨리려는 변화의 몸부림



5월 고(故) 박영근 시인의 상가(喪家)에서 나희덕 시인을 만났다. 오랜만이었다. 직장(조선대 문예창작과 교수)도 광주에 있고 박사논문 쓰느라 지난해부터 어지간하면 상경도 자제했던 시인이다. 반가운 마음에 안부를 물었더니 "글쎄, 나보고 원로래. 기가 막혀서…" 푸념부터 늘어놓았다.

"아니, 누가 마흔 살 시인을 보고 원로래요?"

"거, 있잖아. 미래파 애들."



둘이서 한참을 웃었다. 하지만, 속없는 농담만은 아니었다. 지난해 새로운 화법을 장착한 젊은 시인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그리고 소위 '미래파'로 불리며 문단의 주목을 받으면서, 또래 시인 나희덕은 생각이 많았을 것이다.

벌써 등단 18년차다. 스무 해 가까이 시인은 한국 시단의 복판에 서있었다. 평단과 독자 모두 그를 지지하고 따랐다. 이태 전 다섯 번째 시집을 발표했을 때, 시인은 이미 당대를 대표하는 서정시인 중 하나였다.

아마도 그 세월 때문일 것이다. 올해 나희덕에서 변모의 몸짓을 읽는 건, 18년차 마흔 살 시인의 복잡한 심사가 시에서도 얼비친 때문일 것이다.

지난해에도 나희덕의 변화는 감지됐다. 지난해 여름, 시인은 "변화에 대한 갈망이 크지만 구체적인 출구를 찾는 건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었다. 한동안 시를 안 쓰다가 서너 달 전에야 다시 시작했다고, 힘들게 말했었다. 지난해 미당문학상 최종심 후보에 올랐을 때 그의 작품 수는 7편에 불과했다.

그러나 올해는 21편이나 된다. 해를 넘긴 변화의 갈증이 어느 정도 가라앉은 것일까. 시인에게 물었다.

"변화하려는 지향성은 분명하지만 변화하고자 하는 지향점은 아직 없다. 익숙하고 편안했던 것으로부터 일단 벗어나고 싶었다. 시를 쓰는 과정 자체가 새로운 내가 형성되는 과정이 되었다."

시에서 시인이 보인다는 건, 다시 말해 흔들리고 갈등하는 시인이 시에 나타난다는 건 예심위원들이 한결같이 주목했던 부분이다. 김춘식 위원은 "하나의 세계를 형성했던 시인의 자의식이 해체되는 단계에 들어섰다"고 풀이했다.

앞서 실린 '분홍신을 신고'를 보자. 음악에 몸을 맡기자 시적 자아는 문지방을 넘고 식탁과 무덤을 지나 둑을 넘는다. 이윽고 내 속에서 실타래가 한없이 풀려나온다. 시인의 변화 의지가 읽히는 시편은, 이 말고도 여럿 더 있다. '7층과 8층 사이 7.5층의 어둠,/무의식의 다락방으로/다른 사람이 되기 위해 몰려드는 사람들'('존 말코비치 되기'부분)이나 '내 속의 자벌레가/네 속의 무당벌레에게 말을 건넨다'('대화'부분)와 같은 대목에선 자못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벽'이나 '방'따위의 시어가 자주 띄는 것도 '경계-넘기'에 대한 고심의 흔적일 터이다.

잘 빚은 항아리를 구워내던 시인이, 오늘은 손수 항아리를 깨고 있다. 그러고 보니 참으로 대단하다. 항아리를 빚을 때나 항아리를 깰 때나, 시인을 향한 평단의 시선은 흔들림이 없다. 길어지고 어려워졌지만, 기꺼이 박수를 보낸다. 굳이 항아리를 깨는 이유를 "이미 완성된 체계에 안주하는 건 시인으로서 직무유기라고 생각했다"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손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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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당·황순원 문학상 최종 후보작 지상중계 ⑥ 시 - 문인수

[중앙일보]
http://article.joins.com/article/article.asp?total_id=2422205
차돌처럼 단단한 문장에
한없이 여리고 보드라운 속살이 …


'각축'은 딱딱한 말이다. 혀뿌리를 움직여 내는 소리 'ㄱ'을 두 번이나 받침으로 한다. 혓소리가 직선이면, 입술소리는 곡선이다. 그래서 '각축'은 입 밖으로 나오는 순간부터 거친 속성을 지닌다. '각인'도 마찬가지다. 혀를 움직여야 하는 'ㄱ'과 'ㄴ'이 받침이다.

두 단어는 발음만 사나운 게 아니다. '각축(角逐)'이란 단어는 짐승의 뼈를 붙잡는 것에서 기원하고, '각인(刻印)'의 본래 뜻은 돌이나 쇠에 무언가를 새기는 것이다. 의미에서도 부드러움을 기대하긴 어렵다.




이 두 단어가 만났다. 상승효과까지 고려한다면, 시는 험하고 드세야 마땅하다. 그러나 시는, 2월 상사화 잎사귀만큼 여리다. 한없이 어여쁘고 무던히 사무친다. 다시 읽어보시라. 새끼 염소들 뿔 맞대고 노는 모양이 눈 앞에 선하다. 하나 이내 떼어질 운명이다. 뿔뿔이 흩어질 어린 것들 생각에 가슴이 저리다.

문인수 시인의 시는 맛있다. 찌릿하고 뜨끔한 맛이 있다. 힘차게 내리치는 기운이 있고, 매섭게 돌아서는 절제가 있다. 그 맛이 별나다. 은근한 중독성도 있다. 예심 때, 문 시인의 본선행이 확정된 다음이었다. 예심위원들이 해설을 붙이기 시작하는데, 하나같이 시인의 화법을 따라하고 있었다.

"차돌처럼 단단한 문장을 보면서 언어도 결심을 하는구나, 생각하게 됐다."(문태준 위원)

"맞을 때 아픈 주먹이 아니라, 맞고 나서 아픈 주먹과도 같다."(김진수 위원)

"문 시인의 여백은 머뭇거림을 유발하는 여백이 아니라 독자의 뇌리에 각인되는 여백이다. 각인되는 침묵이다."(이광호 위원)

시인은 올해 환갑을 맞았다. 그러나 변변한 자리 하나 마련하지 않았다. 그 까닭을 알고 있다. 그는 젊다. 환갑 넘긴 원로가 아니다. 시력(詩歷) 20년을 겨우 채운, 한창 전성기의 시인이다. 시인은 마흔이 넘어 시인이 됐다.

소위 '환갑 전성기'를 증명하는 예는 여럿이다. 지난해 미당문학상 최종심사 때 "아무래도 이 친구, 지금이 전성기야"라고 했던 정현종 시인의 한 마디는 한동안 문단의 화제였다. 올해 발표 편수도 31편이나 된다. 몇 수 더 얹으면 시집 한 권 분량이다. 지난해에도 시인은 27편을 발표했다. 바야흐로 물오른 요즘이다. 물오른 시 몇 구절을 예다 옮긴다.

시인이 사는 회색 도시에도 봄이 왔나 보다. 콘크리트 벽에 담쟁이넝쿨이 기어오른다. 이를 본 시인이 소리친다. '저기, 새고 있다,/…/방음벽이 지금/알 슬거나 새끼 치는 것 같다/…/저기, 틀림없이 무슨/중대사태가 야기될/비밀이 샌다. 저, 산천을 온통 바꾸겠다./계속 번지고 있다.'('봄' 부분)

'저수지 풍경'은 시인이 자천한 작품이다. 시인은 자신의 아내를 저수지에 비유한다. '성격이 우직해서 근본은 잘 울지 않는다/두 살 때 아버지를 여의었다, 얼굴도 모르는 슬픔에 대해 울 일 없다./아버지는 6.25전쟁 때 전사했다, 역사에 대해 물론 울 일 없다./그 힘센 홀어머니 이제 다 늙었다. 낯익은 슬픔에 대해 더 이상 울 일 없다.'

밑줄 그은 건 이 대목이었는데, 시인은 '담수''만수''방류'란 시어를 주목해달라고 말했다. 물을 담아놓았다가 차오르면 흘려보내는 저수지를 보면서, 울어야 할 때 안 울고 울지 않아도 될 때 우는 아내가 떠올랐다고 시인은 신이 나서 말했다.

시가 뭐 그리 좋으냐 물었더니, 쉬이 잊지 못할 대답이 돌아왔다. 가위 '전성기 시인'다운 답이었다.

"지금의 내가 사는 재미 하나만 뽑는다면, 그건 시 쓰는 일이다. 이때의 재미는 단순한 재미가 아니다. 내 인생 전부를 건 재미다."

손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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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당·황순원 문학상 최종 후보작 지상중계 ⑦ 시 - 문정희

[중앙일보]
http://article.joins.com/article/article.asp?total_id=2424474
10년, 20년을 품고 삭혀
자식 낳듯 내보낸 시어들


'나의 신 속에 신이 있다/이 먼 길을 내가 걸어오다니/어디에도 아는 길은 없었다/그냥 신을 신고 걸어왔을 뿐'

사법 사상 두 번째 여성 대법관이 된 전수안 대법관은 지난달 취임사 말미에서 문정희 시인의 시 '먼길'을 낭독했다. 그 어떤 글이 여성으로서 대법관 자리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을 이보다 더 잘 설명할까. 등단 37년째, 시인이야말로 '먼길'을 걸어왔다.

김수이 예심위원은 "시인은 시적 열정을 평생 고르게 유지하면서 여전히 뜨겁게 쏟아붓고 있다"고 말했다.



시인은 읽고 쓰는 생활에 모든 삶을 투자했다. 그러다 숨 막히고 답보 상태에 빠지면 외국에 나가 자극을 받은 뒤 돌아오곤 했다. 그러나 이제 "굳이 내 몸이 돌아다니지 않아도 충만하다"고 했다. 자식 같은 시들이 대신 돌아다니고 있으니까.

곧 독일에서 4권 전집 분량의 시집이 나온다. 미국에서도 두 번째 영역 시집이 나온다. 2004년 뉴욕에서 영역 시집 'Wildflower'를 발간한 뒤 그녀의 시는 각국 언어로 번역돼 읽혔다.

우리에겐 황무지와 다를 바 없는 해외 문단에 그가 나서면 늘 한국 최초가 된다. 외국을 펄펄 날아다니는 유능한 시인. 그러나 깊이 패인 상처도 있다. 40대 때 여성의 상징인 자궁과 유방 일부를 절제했다.

'뱀의 비늘같이 차가운 면도날이/스웃스웃/지나간 후/나는 털 없는 여자가 되었다'('거웃'에서)

차가운 수술대 위에서 가장 은밀하고 수치스러운 부분을 가리는 거웃을 깎이던 순간, 시인도 여자도 어머니도 아니었다. 그저 '몸서리친 한 덩어리 고기'였을 뿐.

시인은 10~20년 전의 경험을 이제 와서야 손에 잡힐 듯 묘사한다. 그는 "너무 바닥으로 가면 언어가 다 달아나더라"고 했다. "언어로 표현되는 세계가 부질없고 부정확해서 못 쓰겠더라"고도 했다. 수술 뒤에 몸의 균형도 무너졌다. 통증이 오는 허리에 넓적한 복대를 두르고 컴퓨터 앞에 앉아 전투하듯 시를 썼다.

10년, 20년이 지나자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패인 가슴에 살이 올랐다. 아픈 허리도 말끔히 나았다. 시인은 "정신이 몸을 지배하는 줄 알았는데, 몸이 회복되자 정신이 회복됐다"고 했다. 비로소 처절한 몸부림은 시로 태어났다. 생명을 낳던 순간도 마찬가지였다. 어미는 피묻은 한 마리 짐승이었다.

'성스러운 순간이라 말하지 말라/하늘이 뒤집히는/날카로운 공포'('탯줄'에서)

그러나 긴 세월이 흐른 지금은 '지상의 가위로는 자를 수 없는' 탯줄을 '이보다 확실하고 질긴 이름을/사람의 일로는 더 만들지 못하리라'고 당당히 말한다. 같은 이유로 여성으로서 수십 년을 감내한 결혼 제도를 '나에게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살짝 비틀어 유머러스하게 표현하기까지도 긴 시간이 걸렸다.

완성한 시도 한참 묵힌 뒤 발표할 때가 많다고 했다. 오래 품고 있으면서 익히고 보완하기도 하고, 묻어두고 혼자 보며 즐기기도 한다. 시간이 지나면 절로 성숙해 내보내도 되겠다 싶은 시도 있단다. 이렇게 시인은 생명을 낳듯 시를 낳는다. 시인의 자궁에선 지금 80여 편의 시가 문 열리길 기다리며 발가락을 꼬물거리고 있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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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당·황순원 문학상 최종 후보작 지상중계 ⑧ 시 - 이문재

[중앙일보]
http://article.joins.com/article/article.asp?total_id=2425544
세상과 어긋난 걸음의 아나키스트
도시문명에서 버티는 생명 예찬  


겨울잠처럼 여름잠이란 게 있다면, 이문재 시인은 여름마다 기나긴 잠에 빠질 것 같다. 그리고 눈보라 몰아치는 어느 추운 날이면 한껏 게으름 피며 일어나, 황량한 벌판 혼자서 어슬렁거릴 것만 같다. 헐렁한 외투 속, 구부정한 어깨는 좀처럼 펴지지 않을 것이다.

시인에게서 겨울을 보는 건, 눈 내린 아침이 아니라 혹독한 겨울 벌판을 느끼는 건, 세상과 어긋난 시인의 걸음걸이를 알기 때문이다. 아마도 그래서일 것이다. 누구는 시인을 아나키스트라 하고, 또 누구는 테러리스트라 부른다.



앞서 인용한 '금줄'이란 시를 보자. 며칠 집을 비운 사이, 아파트 베란다가 개구리 뛰놀고 달팽이 기어다니고 금붕어 헤엄치는 곳이 돼버렸다. 수돗물 마시고 배합사료 받아먹는 생명이 꿈틀대고 있었다. 그 모양이 하도 기특해 금줄이라도 치려는 것이다.

언뜻, 살아있는 것들에 대한 예찬으로 읽힌다. 그러나 시인은 한 발짝 더 나아간다. '도시 바깥을 낯설어하며/야생을 두려워하며/…/사람이 제일 무서운 것/우리들 사람이 제일로 무지한 것'이 '엄연한 생태'라고, 시인은 분명하게 말한다. 그러니까 시인은, 도시문명이 싫은 것이다. 무서운 것이다.

올 봄에 발표한 '내가 어디 멀리 다녀온 것 같다'는 메시지가 보다 분명하다. '죽어가는 것들은 여전히 죽어가고 있고/대량생산은 국경을 넘나들며 여전히 혈기왕성했다/…/민주주의는 소음과 똑같은 소음의 대결이었고/…/혁명은 여전히 냉장고와 좌변기 사이에 있었다'.

사회에 대한 환멸까지 느껴진다. 시인은 또렷한 목소리로 말한다. '시 잘 쓰는 시인은 언제 어디서나 당당해야 하는데/아직도 여전히 시인과 농부가 맨 끝 인류의 마지막이었다/아무래도 내가 어디 멀리 갔다가 온 것이다'.

시인이 처음부터 모질었던 건 아니다. 지난 세기만 해도 그는 농경문화의 옛 기억을 길어올리고, '마음의 오지'를 찾아 홀로 길을 떠나곤 했다. 하나 21세기에 들면서 변화하기 시작했다. 달라진 모습이 두드러진 건, 이태 전 출간된 네 번째 시집 '제국호텔'에서였다. 그때부터 시인은 "이미지보다 메시지에 충실한 시편"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급기야 지난해 가을, 시인은 다음과 같이 속내를 드러낸다.

'마흔에 가까워지면서 북북서진이라는 낯선 표현이 내 안에서 스며나왔는데, 그것은 뒤늦게 드는 철 같은 것이었다. 북북서진은 나의 정체성과 직결된 이미지였으니, 나는 실향민의 아들이었다. … 당분간 시가 무거워질 것 같다.'

어느 술자리에서였다. 술에 취한 시인은 "80년대엔 내가 제일 뒤에 있었는데, 어느새 내가 제일 앞에 있더라"고 중얼거렸다. 며칠 전에 다시 물었다. "그 줄 얘기, 여전히 유효하지요?" 시인은 겨우 답했다. "제일 앞은 아니고, 뒤에서 서너 번째 정도일 거야."

시인은 천생이 여리다. '내가 홀로 서지 못해/내가 홀로 있는 것이다'('독거' 부분)며 늘 제 탓만 한다. 그래서 '외롭고 쓸쓸하고 힘든 지구 위의 사람들'과 '가난하고 헐벗고 아픈 지구인들'('보름달 떴다!' 부분)만 시인의 눈에 밟히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남보다 앞에 서게 됐고, 그러다 보니 겨울 벌판에 홀로 나와있게 된 것이다.

소설가 고종석이 시인을 두고 이른 말이 있다. '이문재의 얼굴에는 달콤한 불행 의식으로 생을 버티는 70년대 젊은이의 표정이 있다.' 아무리 읽어도 맞는 말이다.

손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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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당·황순원 문학상 최종 후보작 지상중계 ⑨ 시 - 정진규



 

지난해 가을, 정진규 시인은 어머니 산소를 옮겼다. 꿈에 어머니가 자주 보여 무덤을 파 보니 물이 들어차 있었다. 그리도 그립던 어머니의 시신을 보는 순간, 시인의 눈 앞에 별빛이 한 무더기 흘렀다. 죽은 어머니는 살아있는 듯 느껴졌다.



"생명과 죽음은 분리되는 게 아니구나, 현실과 영혼은 등을 맞대고 같이 가는구나…"



시인은 "사물의 안과 밖이 만나게 하는 것이 시"라고 했다. 삶과 죽음이 만나는 순간을 접하고 나니 시가 잘 풀렸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짓는 연장(도구)이자 경계를 잇는 연장(延長)인 '삽'은 그래서 시가 됐다.







"앞으로도 죽음의 세계와 경계 없이 만나는 시를 쓸 것 같아요. 나이 탓인지…"



'새벽에 혼자 깨어 있어야 함이 못견디게 힘들다'('새벽감옥'에서)고 고백하는 만 67세의 시인.



"우리 나이쯤 되면 '내가 쓰는 건 뭐든 시다'란 버릇이 들 수 있습니다. 그러면 시가 평면화돼요.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죠."



나이 든 시인이 시를 쓰려면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단다. 시인은 한 달에 한번쯤은 훌쩍 떠난다. 해인사에서 마음 심(心)자 모양으로 법고 치는 스님의 어혈진 손을 보고 '이번 봄'이란 시를 썼다. 거창 신원리에 다녀와서는 '임청정(臨淸亭) 소나무'를 썼다. 시인은 "나이 먹으면 상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많이 다녀야 한다"고 했다.



작품 중 '아득한 봄날'이란 동시도 있다. 동시를 쓰면 어른 시 쓰는 데도 도움이 된단다. 시인은 "제대로 된 동시집 하나 갖고 싶다"고 했다. 요즘엔 시조 공부도 하고 있다. "진정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은 정해진 형식 속에서도 자유로워야 한다"고 생각해서다.



시가 잘 풀리지 않으면 붓을 들어 글씨를 쓴다. 1000개의 항아리에 붓으로 시를 써내려간 경험을 적은 시가 '달항아리'다.



'속을 비워냈다 터질 듯 비워 냈다'



이광호 예심위원은 "단순히 비우는 게 아닌 터질 듯한 비움, 그게 정진규의 미학을 상징적으로 얘기해준다"고 말했다. 시인은 "가리고 싶은 데가 있어야지, 다 비우니 편하다는 말은 맞지 않는다"고 했다.



'솔직하게 말해서 편안함이란 들통나지 않음이다'('臨淸亭 소나무'에서)



그래서 "선(禪) 공부와 시 공부는 다르다"고도 했다. 사실 그의 시가 자꾸 아포리즘(잠언.경구), 선(禪)으로 간다는 평이 한동안 있었다. 시인은 젊은 후배들의 지적을 귀담아 들었다. '현대시학' 주간으로 19년째 일하면서 누구보다 많은 시와 평론을 읽은 덕분이랬다. 그는 여전히 "좋은 시를 보면 주책 맞을 정도로 질투한다"고 했다. "어떤 땐 밉다"고도 했다. 질투 나는 시인이 누구냐고 묻자 황병승.문태준.황동규.최하림.최승호.이성복.김기택.김선우 등의 이름을 찬찬히 거론한다.



"이들이 오래 오래 살아 우리 문학을 확장시켰으면 좋겠습니다. 이들이 계속 시를 쓰면 대단한 작품이 나오지 않겠어요?"



시인은 "전집이란 나이 여든은 돼야 비로소 낼 만하다"고 했다. 그도 미당이나 김춘수처럼 "여든까지는 시를 쓰겠다"는 뜻이란다. 공자는 나이 일흔이면 '종심소욕불유구(從心所慾不踰矩-마음이 하고자 하는 대로 해도 법도에 어긋남이 없다)'라 했다. 문태준 예심위원은 "시에서 종심(從心)의 경지가 보인다"고 말했다.



글.사진=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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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당·황순원 문학상 최종 후보작 지상중계 ⑩·끝 시- 황병승

[중앙일보]
http://article.joins.com/article/article.asp?total_id=2428825
한글로 쓰였으되 `해석 불가`
소통 불능의 실험 또 실험


시인 황병승.

21세기 한국 시단의 한 극단(極端)을 상징하는 이름이다. 아니다. '극단'이란 표현도 중심이 전제된 개념이니, 이도 맞지 않겠다. 그러면 뭐라고 불러야 하나. 황병승을 '미래파'라 호명하며, 그에 대한 해석을 미래의 어느 날로 유예시킨 평론가 권혁웅의 심정을 차라리 알 것도 같다.

등단한 지 갓 3년이다. 시집도 지난해 처음 나왔다. 그러나 지난 한 해 황병승은 가장 자주 인용된 시인 중 하나였다. 열렬한 호응과 맹렬한 비난이 팽팽히 맞섰다. 논쟁은 여전히 뜨겁고 시인은 오늘도 입을 열지 않는다. 인터뷰 요청에 그는 "제 시에 관해 말해야 할 때가 제일 싫습니다"고 답했다. 하기야 황병승이 자신의 시를 일일이 설명한다면, 오히려 그게 이상한 일이다.

단언컨대 황병승은 해석 불가의 시인이다. 그의 시는 기존의 모든 문법 너머에 존재한다. 그래도 황병승을 번역하려는 시도는 꾸준히 있었다. 여태의 논의를 모아 황병승의 특징 몇 가지를 추려본다.



▶시적 자아의 혼란:황병승의 시적 자아는 복수(複數)다. 황병승에게 시는 1인칭 문학이 아니다. 그나마 쉬운 편인 예가 있다. 첫 시집의 표제작이 '여장남자 시코쿠'였다. 시적 자아 '시코쿠'는 성적 정체성이 모호한 존재다. 따라서 시코쿠는 하나가 아니다. 둘이다. 형이 있는 시코쿠와 오빠가 있는 시코쿠가 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시적 자아는 확장 또는 분열한다. 주체가 복수이므로 풍경 속 소실점도 늘어난다. 형이 있는 세상과 오빠가 있는 세상이 병존하는 것이다.

▶개인의 언어:사전에도 없는 단어가 황병승에게선 자주 발견된다. 비유란 것도 좀체 짐작이 어렵다. 가령 '문친킨 문친킨,/스위트 워러의 말이다/언제부터인가 나는 이 말을 자주 중얼거린다'('문친킨' 부분)에서 '문친킨'을 해석하려는 시도는 무의미하다. 애초부터 소통을 염두에 둔 시어가 아니기 때문이다. 한글로 쓰였다고 해서 규명될 필요는 없다.

▶형식 파괴:후보작 중 하나인 '눈보라(snowstorm) 속을 날아서(하)'는 35연 107행의 장시(長詩)다. 황병승의 시는 대부분 길다. 한데 요즘 더 길어지는 추세다. 까닭을 물었더니 "시도 되고 소설도 되는, 시도 안 되고 소설도 안 되는, 시와 소설의 모호한 경계에서의 밀고 당기는 재미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러고 보니 20년쯤 전에도 제목 '묵념, 5분 27초'만 적어놓고 시라고 우긴 시인이 있었다.

이상의 논의를 종합하면, 황병승의 시는 둘 이상의 화자가 등장해 외계인의 언어를 잔뜩 늘어놓은 것쯤 되겠다. 맞나? 여하튼, 여기서 드는 의문. 황병승은 왜 소통 불능의 시를 쓸까. 정확한 이유는 아무도 모른다(시인 자신은 알고 있을까). 다만, 두 가지는 꼭 알아야 한다. 첫째는 21세기인 오늘, 어떠한 미학적 실험도 미학의 전통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이다. 실험 자체가 이미 하나의 관례가 돼버렸기 때문이다. 따라서 해석될 여지가 있는 모든 종류의 실험, 즉 위반.일탈.해체 따위는 자체로 '클리셰'(Cliche.진부한 표현)가 되고 만다.

또 다른 하나는, 황병승이 시를 쓰는 이유다. 20여 년 전의 황지우는 시대와 맞서는 전술로써 해체를 선택했다. 그러나 황병승에겐 싸우고픈 생각이 없다. 딱히 무찔러야 할 적도 없는 요즘이다. "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시인은 "집에서 혼자 할 수 있는 최고의 놀이 중 하나"라고 답했다. 일종의 유희란 얘기다. 그렇다고 장난삼아 끼적대는 건 아니다. 앞서 실린 '사산된 두 마음'의 시작메모에 시인은 이렇게 적었다.

'고통이 재능이라면, 두 번만 죽었다 깨어날 걸 그랬지.'

손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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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대장정…`미당·황순원 문학상` 최종심만 남아

[중앙일보]  

드디어 마지막 고비만 남았다. 제6회 미당문학상과 황순원문학상의 최종심사가 이번 주 열린다. 심사에만 6개월 이상 걸린 대장정이 막을 내리는 것이다.

◆ 뜨거웠던 6개월=심사의 첫 단계는 국내 문예지를 추리는 작업이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작성한 전국 문예지 명단을 토대로 현재 발간 중인 문예지 136종을 먼저 검토했다. 그리하여 미당문학상 심사대상 문예지 51종, 황순원문학상 심사대상 문예지 26종을 선별했다.





1심인 선고심은 지난해 7월부터 올 6월까지 이들 문예지에 게재된 작품을 일일이 읽고 판단하는 지난한 작업이었다. 미당문학상의 유성호.김수이 선고위원과 황순원문학상의 김형중.손정수 선고위원이 이 까다로운 일을 맡았다. 선고심 결과, 미당문학상 예심에 33명의 시인이, 황순원문학상 예심에 30편의 단편소설이 진출했다.

예심은 7월 한 달간 진행됐다. 예심 결과, 미당문학상 최종심에 10명의 시인이, 황순원문학상 본심에 10편의 단편소설이 올랐다. 미당문학상 예심위원은 김수이.이광호.김진수.김춘식.문태준씨가 맡았고, 황순원문학상 예심위원으로는 김형중.신수정.김동식.김미현.김영찬씨가 수고했다.

◆ 최종심 심사위원=올해 미당.황순원문학상의 주요 성과 중 하나는, 한국문학의 판도 변화가 심사 과정에서 발견됐다는 사실이다. 이달 7일자부터 26일자까지 10회에 걸쳐 연재된 '미당.황순원문학상 최종 후보작 지상중계'는 이와 같은 한국문학의 변화상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우선 시 부문. 한국 시를 대표하는 주요 시인들의 변화가 눈에 띄었다. 고형렬.김명인.김혜순.나희덕.문정희 시인 등, 이미 각자의 작품세계를 구축한 중진 시인들이 과거와 다른 시 세계를 선보였다. 고형렬.나희덕 시인에게선 시적 대상과 관심사의 변화가, 김명인.김혜순.문정희 시인에게선 달라진 시적 어조와 분위기가 나타났다.

황순원문학상에선 단연 세대교체 바람이 화제였다. 최종심 후보의 평균 나이는 40세(66년생). 후보자 10명 가운데 20~30대가 절반을 차지하면서 '세대교체 바람'은 화제를 넘어 논란마저 일으켰다. '가파른 세대교체'를 경계하는 목소리와 '한국문학의 활력'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맞서기도 했다.

◆ 한국문학의 판도 변화=올해 미당문학상 최종심 심사위원은 1회 미당문학상 수상자인 정현종(69) 시인과 3회 수상자 최승호(52) 시인 등 역대 수상자를 비롯하여, 문학평론가 김주연(65.숙명여대) 교수, 황현산(61.고려대) 교수, 이남호(50.고려대) 교수가 맡는다.

황순원문학상 최종심 심사위원으로는 2회 황순원문학상 수상자인 소설가 김원일(64)씨와 소설가 오정희(59)씨, 문학평론가 김치수(66.이화여대) 명예교수, 김인환(60.고려대) 교수, 조남현(58.서울대) 교수가 선정됐다.

예심을 마친 이달 초, 본지는 후보작품들을 최종심 심사위원들에게 우편으로 부쳤다. 후보작품을 놓고 3주일 이상 심사숙고한 심사위원들은 이제 수상작 한 편을 가르기 위한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한다. 미당문학상 최종심사는 29일, 황순원문학상 최종심사는 31일 중앙일보사 대회의실에서 각각 열린다.

◆ 9월 22일 발표=영예의 수상자는 본지 창간기념일인 9월 22일 즈음해 본지 지면에 발표된다. 수상자 발표일에 맞춰, 수상작과 최종심 후보작품 등을 엮은 수상작품집도 출간된다. 시상식은 10월 말께 서울에서 열린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풍성한 문학축제도 준비 중에 있다. 본지는 11월 초순께 전북 고창 미당시문학관에서 열리는 미당문학제를 후원하고, 11월 중순께 경기도 양평 소나기마을 부지에서 개최되는 황순원문학제를 경희대.양평군과 함께 공동 주최한다. 미당.황순원문학상은 본지가 주최하고, LG그룹과 중앙m&b가 후원한다. 상금은 미당문학상이 3000만원, 황순원문학상이 5000만원이다. 시 부문과 단편소설 부문 국내 문학상 가운데 최고 액수다.

손민호.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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