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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 정철, [관동별곡(關東別曲)]  

◎가사문학에 살아있는 금강산①

관동별곡(關東別曲)은 송강 정철(鄭 澈·1536-1593, 호는 松江)이 45세 되던 선조 13년에 강원도 관찰사를 제수 받아, 관동지방을 두루 돌면서 쓴 것이며, 다음은 금강산에 관한 부분임.


        관동별곡(關東別曲)  



    營中은 무사하고 때는 좋은 三月인데
    花川 가는 시냇길이 楓岳으로 뻗어 있다
    行裝을랑 다 떨치고 돌바닥길 막대 짚어
    百川洞 옆에 두고 萬瀑洞 들어 가니
    銀같은 무지개며 玉 같은 龍의 꼬리
    섯돌며 뿜는 소리 十里에 잦았으니
    들을 때는 우뢰더니 와서 보니 눈이로다

    金剛臺 맨 뒷층에 仙鶴이 새끼치니
    봄바람 피리 소리에 첫잠을 깨었든지
    흰 옷에 검은 치마 공중에 솟아 뜨니
    西湖의 옛 주인을 반겨서 넘노는 듯

    大小의 香爐峰을 눈 아래 굽어보며
    正陽寺 眞歇臺를 다시 올라 앉아 보니
    廬山의 참된 모습 여기야 다 뵈도다
    아! 하느님의 이 造化 참으로 굉장하다
    날거든 뛰지 말든 섯거든 솟지 말든
    蓮꽃을 꽂아는 듯 흰 玉을 묶었는 듯
    東海를 박차는 듯 北極을 괴 놓은 듯
    드높구나 望高臺 외롭도다 穴望峰
    하늘에 치밀어서 무슨 말씀 사뢰려고
    千萬年 지나도록 굽힐 줄을 모르느냐
    아! 너를 두고 너 같은 이 또 있는가

    開心臺에 다시 올라 衆香城을 바라보며
    一萬二千峯을 똑똑히 세어 보니
    峯마다 맺혀 있고 끝마다 서린 기운
    맑고도 깨끗하여 淸淨을 겸했세라
    저 기상을 흩어 내어 人傑을 만들고자!
    갖은 모습 限이 없고 山勢도 굉장하다
    천지 개벽할 때 자연히 되었건만
    이제 와서 보게 되니 大自然도 정이 있네

    毗盧峯 꼭대기에 올라 본 이 그 뉘신가
    東山과 泰山이 어느 것이 높았던고
    魯나라 좁은 줄도 우리는 모르거든
    넓고도 넓은 天下 어찌하여 좁단 말고
    아! 저 境界를 어찌하면 알 것인고
    오르지 못하거든 내려감이 이상하랴

    圓通골 가는 길로 獅子峯을 찾아가니
    그 앞의 넓은 바위 火龍沼가 되었구나
    千年 묵은 늙은 龍이 굽이굽이 서려 있어
    밤낮으로 흘러 내려 바닷물에 이었으니
    風雲을 언제 얻어 사흘 동안 비 내릴까
    응달에 시들은 풀 모다 살려 내었으면

    摩訶衍 妙吉詳과 雁門재를 넘어 가서
    외나무 썩은 다리 佛頂臺에 올라 보니
    千 길이나 높은 절벽 半空에 세워 두고
    은하수 한 굽이를 마디마디 베어 내어
    실같이 풀리어서 베같이 걸렸으니
    山水圖經 열두 굽이 나는 보니 여럿이라
    李太白이 지금 있어 다시 한번 보게 되면
    廬山이 여기보다 낫단 말 못하리라

    山中만을 볼 것인가 東海로 가잣구나
    轎子로 느릿느릿 山暎樓에 올라 가니
    푸른 시내 우는 새는 이별을 원망한 듯

    깃발을 떨치니 五色이 찬란하고
    피리를 섞어 부니 구름이 다 걷는 듯
    鳴沙길 익숙한 말이 취한 신선 빗기 실어
    바다를 곁에 두고 海棠花로 들어가니
    白鷗야 날지를 마라 옛 벗인 줄 어찌 알까

    金 窟 돌아 들어 叢石亭에 올라 가니
    白玉樓 남은 기둥 다만 넷이 서 있구나
    工 의 만듬인가 鬼斧로 다듬인가
    구태여 여섯 面은 무엇을 象徵한고

    高城을 바라보며 三日浦로 찾아가니
    새긴 글씨 똑똑한데 四仙은 어데 간고
    여기 사흘 머믄 후에 어디로 가단 말까
    仙遊潭 永郞湖 거기나 가 있는가
    淸澗亭 萬景臺 몇 군데나 놀았던고

    뱃꽃은 벌써 지고 소쩍새 슬피 울 때
    洛山 동쪽으로 義相臺에 올라 앉아
    日出을 보려고 한밤중에 일어나니
    상서로운 구름 피고 여섯 龍이 버티는동
    바다에서 떠날 때는 天地가 動搖터니
    하늘에 떠오르니 털낱도 세겠도다
    지나가는 구름이 접근할까 두려워라
    詩仙은 어데 가고 詩句만 남았느냐
    天地間 장한 소식 자세히도 알겠구나
     

※수록문헌;『송강·노계·고산의 시가문학(박성희著·현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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