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가는 길과
바람이 가는 길
2001년
나남출판

백운대 情景                                            이 향 지 안 풀리는 구름 덩어릴 이고 서 있다 정수리에서 동동거리는 만수향 가락 후여 후여 토해 놓는 깔딱고개 만신의 날숨소리 실어가소 정상을 밟지 않고는 그 산 못 올랐다는 사람 발등만 밟고도 그 산 다 알았다는 사람 원해서 내려가건 밀려서 내려가건 제 발로 오른 자 제 발로 내려가라 가르치는 산 풋새를 패러디하는 얼뚱한 추락조차 내 탓이다 내 탓이다 쇠말뚝에 쇠 줄 멍에 못 메꿀 금이 엇비슷 백운대가 무너지리라는 소문은 뜬구름의 잠꼬대일까 안 풀리는 구름 덩어릴 이고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