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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6/29(화) 08:12 (MSIE6.0) 218.155.236.37 1024x7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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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문협회장 '하미드 무사'의 추모시
고 김선일에게 보내는 편지
하미드 무사
김선일 형제여!
우리는 홀로 독재의 살육장에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불을 뿜는 총구와 조화가 넘쳐나는 그곳에서
나의 글이 당신을 살해한 자에게 경고가 되길 바랍니다.
나의 지난밤은 독재에 대한 공포였습니다.
독재는 칼로서 우리를 살육했습니다.
우리의 땅은 공동묘지로 넘쳐나고
감옥과 피난처는 우리의 울부짖음으로 가득할 정도로.
수감자들이여! 우리는 감옥 안에서 숨을 거둘 것입니다.
우리는 생명의 열매를 맛보기보다 죽음의 열매를 더 많이 맛보았습니다.
하늘은 어머니와 고아들의 눈물로 가득 찼습니다.
처마는 성난 비로 흠뻑 젖었습니다.
독재는 이제 쥐구멍으로 숨어들었습니다.
독재의 그늘이 걷히고, 권좌에서 물러났습니다.
우리는 속박의 끈을 끊고 자유를 갈망했습니다.
우리는 자유의 길을 막다른 길까지 따라갔습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늑대의 꼬리, 바스당의 무리들이 생존했습니다.
그들은 다이너마이트를 사용한 테러분자입니다.
그들은 경계를 넘어 우리의 순수한 영혼과 몸과 우리의 자동차를 파괴하였습니다.
그들은 자궁 속에서 태아를 살해했고,
학교에서 학생들을 살해했고,
사원에서 셰이크들을,
집에서 숙녀들을 살해했습니다.
그들이 당신 선일씨를 죽였을 때,
당신의 피는 우리 이라크 국민의 피를 따라 흘렀으며
그래서 우리의 외침과 뒤섞였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우리는 하나가 되었습니다.
당신의 어머니는 자식을 잃어 흐느끼는 우리의 어머니와 같습니다.
오늘, 우리의 어머니는 당신 때문에 울고 있습니다.
마치 당신이 그들의 자식인 양
우리의 아이들도 당신 때문에 울고 있습니다.
마치 당신이 그들의 아버지인 양
나 또한 당신 때문에 울고 있습니다.
당신은 이제 나의 형제가 되었기 때문이죠.
피로써, 고통으로써 그런 죽음으로써.
한국 찾은 이라크 문인협회장, 故김선일씨 추모詩 헌사
"이라크 예술인도 이번 범죄에 분노"
한국을 찾은 이라크 시인이 고 김선일씨의 죽음을 추모하는 시를 썼다. 28일부터 7월 8일까지 민족문학작가회의 주최로 열리는 제1회 아시아 청년작가 워크숍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작가 하미드 무사(Hameed J. Musa·48·이라크 문인협회장)씨는 “김선일씨와 한국인들에게 깊은 사죄의 뜻을 전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작가는 27일 오후 이 시를 썼으며, 28일 낮 워크숍에서 소설가 김남일씨가 한글 번역본을 낭독했다.
“이라크 예술인이나 지식인들은 이번 사건을 범죄로 규정하고 분노하고 있습니다. 김선일씨에게 바치는 이 시는 사죄를 의미합니다.”
무사씨는 사담 후세인 정권 때 반독재 활동으로 8년간 투옥됐으며, 후세인이 제거된 후 새로 구성된 이라크 문인협회 회장으로 선출됐다. 그는 “독재자 사담 후세인이 제거됐어도 그 추종자들이 모두 물러간 것은 아니다. 그들이 바로 테러집단”이라고 개탄했다. 납치와 참수, 폭력이 난무하는 지금의 이라크에 대해 그는 복잡한 생각 속에 있다.
“후세인 정권 시절 이라크 땅 전체가 감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독재에 시달렸습니다. 그러나 그를 지지하지 않는다 해도, 미군 같은 점령군을 환영하지는 않습니다. 이라크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진정한 의미의 민주주의 건설이며, 민주 정부 수립입니다.” 한국군 추가 파병과 관련, 그는 “한국군이 이라크 재건을 돕기 위해 오는 것 자체는 반대하지 않지만, 미국 주도 하의 파병은 안 된다”고 했다. 그는 “한국과 이라크는 서로의 문화나 문학 등에 거의 교류가 없었다”며 “이번 방한이 이라크 국민의 우호적인 감정을 알릴 좋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을 맺었다.
글=최홍렬기자 hrchoi@chosun.com
사진=이진한기자 magnum91@chosun.com
입력 : 2004.06.28 18:36 41' / 수정 : 2004.06.28 18:56 36'
▲사진; 이라크출신작가 하미드
<펌/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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