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7/12(목) 20:47 (MSIE5.0,Windows98) 211.218.202.143 1024x768
미륵산 3  


        이 향 지  


    자운영 꽃이 봉화처럼
    봉수골 논배미들을 기어오르던 날
    첫 소풍을 갔다
    왕고모 따라 다섯 살 때
    큰재를 넘었다
    야수골 까꾸막에선 여시 나온다 소리
    겁먹고 주저앉아 파도처럼 울었다
    돌팍길에서 허둥거리던
    그 조그만 발
    나에겐 첫 등산이었다  
    산유골에서 학교 다니던 큰오빠에겐
    날마다 넘어 다니던 통학로
    어둑할 땐 칡범이 흙을 뿌렸다 한다
    지금은 캄캄한 새벽에 혼자 올라도
    무섭지 않은데
    그땐 그렇게 잃을 것이 많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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