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문학 바로가기 -------------------- 액자 속의 山詩 액자 속의 遊山記

◎ 2001/4/30(월) 23:10 (MSIE5.0,Windows98) 211.55.55.97 1024x768 [김달진], 돌바위   돌바위 김 달 진 깊은 산 깊은 숲속에 바위 하나 있다 숨어 살으매 이름 없는 돌바위 싸늘한 마음을 참고 살았다 바람소리에 꿈꾸며 늙었다 토끼똥이 놓였다 부엉이 깃이 있다 해와 달과 그늘과 볕이 가고 온 자취― 칡넝쿨 인동 넝쿨들이 어지러이 얼크러지고 푸른 이끼 뿌리를 헤쳐 향그런 냄새 여름 한나절 한 꿈이 아득하다 처녀의 젓가슴에 자라나는 사랑인양 발뿌리에 숨어 흐르는 샘물 비밀한 이야기를 싣고 싣고 바다로 갔다 사슴이 가끔 달빛을 따라와 잔 체 하는 곳 길 잃은 안개가 쉬어가는 곳 천만년 살아도 말없는 돌바위 천만년 늙어도 천만년 젊었다 먼 바다에 해가 넘고 황혼이 와도 등불을 볼 수 없는 돌바위는 밤마다 찬 별을 우러러 밤을 새운다. ―김달진(1907∼1989)의 시, 「돌바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