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한 이 고개
삼십년을 넘나들다
근심과 부질없는 심부름이
그 태반(太半)이었지
그러나 지금
홀로 자부(自負)하노니
번거로운 세속(世俗)일
헌옷 벗듯 벗어 던졌네
까마득히 깊은 구렁 들여다보니
축축히 이마에 땀방울 떨어지고
숲 사이로 잠긴 엷은 노을
푸르고 붉게 산을 휘감네
저 진여(眞如)의 세계에는 오르지 못하였지만
그윽한 이곳 일
더 없이 기뻐라!
*眞如의 世界…불교에서 말하는 無我絶對의 깨달음의 세계.
*이만부(李萬敷·호는 息山. 1664∼1732)는 서울에서 태어나 32세 때 경북 상주로 옮겨 그곳에서 69세로 일기로 별세한 미사(微士)였다. 대표작으로는 지행록(地行錄)이 있다. 번역은 이창섭 선생께서 하셨다.
[息山 이만부], 조령을 넘으며(過 鳥嶺)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