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지난 주말 한계령을 넘어 어성전을 다녀왔더랬습니다.
한계령 넘어 오다가
지고 있는 단풍을 보다가
낙조에 비친 단풍을 보다가
단풍이란 게
빛이 제 삭힌 뼈를 드러내는 일이구나 생각이 들다가
시 한편 건져서
이 가을 다 가기 전에
이 단풍 다 지기 전에
선생님께 보여드려야겠다 싶어
기쁜 마음으로 이렇게 왔더니
비워두었던 그 사이에 선생님께 이런 큰 슬픔이 있었다니요.
마음이 아픕니다.
뒤늦은 소식 이제야 알았다는 것도.
제 때 선생님께 위로의 말씀 못드렸다는 것도.
가시는 분 평안히 보내드리시고
선생님 건강 잘 추스리시기 바랍니다.
한계령에서 건진 제 졸시가
선생님께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길 바라면서 조심스럽게 놓고 갑니다.
박제영 올림
* * * *
푸르른 소멸·66
- 단풍들다
빛이
오래 삭힌 제 뼈를 이윽고 드러내는 일, 붉은
산이 환하다
아버지 황혼 속으로
들어가신다
단풍빛이, 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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