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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1/4/12(목) 00:43 (MSIE5.0,Windows98) 211.218.204.6 1024x768
[촌평], <<동서문학>> 1999년 여름호 에서  

<90년대 문학의 가능성
 -새로운 진정한 언어의 도래를 꿈꾸며>중에서



                                     김 정 란(시인·문학평론가·상지대 교수)


이향지는 늦게 등단했지만, 누구보다도 젊은 시를 쓰고 있는 시인이다. 초기의 시에서는 과다한 자기 검열 때문에 어조가 불투명하고 멈칫거렸지만, 최근의 시들은 화사하고 투명해졌다. 그녀의 시는 젊은 어떤 시인들보다도 분명한 시론을 바탕으로 가지고 있다. 최근 {현대시}의 대담을 보면, 이 여성시인이 얼만큼 명징한 의식으로 시를 쓰고 있는지 확연하게 알 수 있다. 시뿐만 아니라, 빼어난 산문들을 써내고 있다. 대단히 지적인 시인이다. 그녀가 어느 젊은 시인 못지 않게 실험시를 성공시키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녀는 오히려 젊은 시인들보다도 훨씬더 전위적인 수법을 구사할 줄 안다. 그녀의 시를 읽으면, 우리나라 문단에서 항용 사용하는 생년월일에 의한 세대 구분이 얼마나 불합리한가를 다시 한번 더 확인하게 된다.
그녀의 시는 여성으로서 겪을 수밖에 없는 사회의 억압과 차별을 이미지화한 방식으로 보여주면서, 개인적 상징을 사용해서 개인 신화를 써내는 데까지 나아간다. 언어는 긴장하고 있으며, 분위기는 신비하고 지적이다. 그녀의 말은 이경림처럼 흐르지 않는다. 대신 또박또박 걸어간다. 선비적 염결성을 보이는 문학적 향취를 가진 시들. 일찌기 등단해서 문단의 인지를 받은 그 어떤 여성 시인들의 시세계에 비해서도 조금도 손색이 없다.

<<동서문학>> 1999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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