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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1/10/15(월) 12:26 (MSIE5.0,Windows98) 211.221.137.163 1024x768
[짧은 시 산책], 된장 끓이는 저녁  






된장 끓이는 저녁



                 항아리를 할머니로
            항아리 뚜껑을 할아버지로
       항아리 뚜껑 위에 쌓인 눈을 백발로
     항아리 옆의 감나무를 세월의 몽둥이로
          꺾어보는 사이에 저녁이 되었다
            반찬도 없는데 전신이 아프다
              백발과 할아버지를 젖히고
                 할머니 속의 된장이
                    뚝배기 안에서
                      펄펄 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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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 항아리나 된장 뚝배기를 연상시키는 형태의 시로군요. 항아리가 항아리 뚜껑을 이고 살듯, 한 평생 할머니는 할아버지를 모시고 살았을 겁니다. 모르긴해도 항아리에 항아리 뚜껑이 포개지듯 그렇게 포개져 한 세월 건너는 것도 살맛나는 일 중 하나였을 겁니다. 항아리 뚜껑을 견뎌내야만하는 항아리에게, 그 세월이 가끔은 펄펄 끓게도 하고 전신이 아프게하기도 하겠지만요. 그래서 또 가끔은 뚜껑을 젖히듯 할아버지를 젖히고 싶을 때도 있었겠지만요. 할아버지의 백발처럼 소복소복 눈이 쌓이는 저녁, 된장이 끓듯 할머니 속도 끓고....

*정끝별 시인의 '짧은 시 산책' <<행복>>(2001년, 도서출판  이레)에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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